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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재판 잇단 무죄 판결, 검찰 '마구잡이 기소' 논란

입력 2009. 08. 12. 20:00 수정 2009. 08.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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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법원 "참가증거 없다" 민변 "검찰, 원칙 안지켜"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 경찰의 마구잡이 연행과 검찰의 무분별한 기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장용범 판사는 지난해 6월 서울 광화문 네거리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버스에 올라갔다가 붙잡혀 일반교통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아무개(3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강씨는 시위를 구경하다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집회 사진을 찍으려고 경찰버스에 올라갔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강씨는 당시 정장 차림이었고 시위에 필요한 손펼침막 등 물건을 소지하지도 않았다"며 "설사 강씨가 시위에 참가했다 하더라도, 경찰이 설치한 차벽으로 이미 세종로의 차량 통행이 막혀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법원 형사18단독 이광우 판사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권아무개(36)씨에게 최근 무죄 판결을 했다. 권씨는 지난해 8월 광화문 부근 촛불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물포에 섞어서 뿌린 파란색 색소가 옷에 묻어 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재판부는 "증거 사실을 종합하면 권씨는 당시 시위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시위 현장을 지나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며 "권씨를 체포한 경찰도 권씨가 집회에 참가한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단지 옷에 색소가 묻은 사람을 검거하라는 지시에 따라 체포에 나섰다고 진술하고 있어 범죄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역시 같은 법원의 형사16단독 고은설 판사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김아무개(50)씨의 공소사실 중 불법집회 참가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구호를 제창하거나 집회에 참가했다는 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집회 현장에서 하는 무분별한 연행도 잘못됐지만, 피의자의 진술을 무시하는 마구잡이 기소도 문제"라며 "검찰이 촛불집회 관련 연행자들에게는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과 증거재판주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 한겨레 >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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