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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은 협상하고, 정부는 계속 강경목소리 내고

입력 2009. 08. 14. 19:05 수정 2009. 08. 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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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황방열 기자]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북한과 접촉한 남한 인사들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일 것이다.

민간인이지만 남북관계 발전의 산파역할을 해온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그런 그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평양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유성진씨 석방문제를 포함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기를 기대하는 눈길이 쏠려 있다.

그러나 그가 평양에 가 있는 동안 정부에서 나온 북한 관련 언급들은 강경일변도였다.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제주평화포럼에서 "북한은 핵 야망으로 안전보장과 번영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과 도발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는 전략이 더 이상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일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제주평화포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할 정도로 대규모 행사였다.

다음날인 13일 김대기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신변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 없이는 금강산관광 재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이 평양에서 한창 유씨의 석방문제와 금강산 관광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을 시기에 핵심적인 정부당국자들로부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들이 연이어 나온 것이다.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는 현 회장의 방북성과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핵심 사안이다.

또 이른바 '소식통'이라는 이름으로 "금강산관광 재개도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 공개되기도 했다.

"압박할 수도 있지만, 꼭 현 회장 방북 기간 중 이런 말을 해야 하나"

"북한을 비판도 하고 압박도 할 수 있지만, 꼭 현 회장이 방북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들을 해야 하나, 협상단이 나가 있을 때 본진은 낮은 톤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유씨가 석방된 이후의 정부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유씨가 가족 품에 돌아가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일관된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의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또, 8.15경축사에 담을 대북메시지 역시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청와대는 14일에 사전 배포한 이명박 대통령의 8.15경축사 보도자료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정치·경제·군사·안보 분야에 걸친 폭넓은 제안이 있게 된다"며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생활향상 분야 등 지원에 적극 나설 것임을 거듭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뒷부분은 북한이 극력 반발하고 있는 '비핵·개방 3000'의 재확인이고, '평화체제'에 대한 언급은 눈에 띄기는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느닷없는 제안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런 메시지들이 현 회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성사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현 회장의 방북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상황관리 수준은 아마추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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