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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포스트 DJ'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09. 08. 24. 16:16 수정 2009. 08. 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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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성덕 기자]

◇ 유시민 전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글. ⓒ유시민 홈페이지 화면 캡처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지난 1999년에 쓴 유시민 칼럼이 DJ 사후 새삼 화제다. 또 그가 1997년 제15대 대선을 몇 달 앞두고 펴낸 '97 대선 게임의 법칙'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유가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 영결식 전날인 2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나의 첫 대통령-김대중 대통령님을 떠나보내며'라는 친필 애도글을 올렸다.

유 전 장관은 이 글에서 "암살기도, 투옥, 사형선고, 가택연금, 평생 목숨을 걸고 불의한 권력에 맞섰던, 그 어떤 협박과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그분의 용기를 사람들은 예찬한다"며 "의(義)를 위해서 생(生)을 버릴 수 있는 대장부, 나도 그분을 깊이 존경한다"고 애도했다.

또 "나는 가만히 그분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눈두덩이 뜨뜻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며 "김·대·중, 나의 첫 대통령,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기 위해 야수의 탐욕을 상대로 싸우느라 때로 짐승의 비참함을 기꺼이 감수했던 그 사람. (중략) 나의 첫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님을 떠나보내며 오래 마음에 두었던 한마디 너무 늦어버린 고백을 드립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유 전 장관의 애도글에 상당수 네티즌이 공감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과거 DJ를 향한 그의 비판들을 상기시키며 그의 감추고 싶은 기억을 들춰냈다.

유 전 장관은 자칭 '지식소매상'으로 활동하던 1999년 12월 6일자 < 유시민의 세상읽기-김대중 대통령님께 > 라는 동아일보 칼럼에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바닥을 치고 있으며 집권당 국민회의는 '수평적 정권교체'의 기쁨을 맛본 지 불과 2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인의 장막'을 경계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칼럼에서 그는 또 "'동교동계 참모의 전진 배치'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대통령님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자리를 이른바 '동교동 가신'으로 채웠다. 민주신당에서 조직과 기획을 담당하는 요직도 모두 동교동계 의원들이 차지했다. 게다가 대통령님은 며칠 전 국민회의 의원들을 불러 모아 거의 혼자서만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애당심'을 특별히 강조했다"며 "이 모든 것이 그간 국민회의를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대통령님께서 '예스 맨'만을 중용한다는 비판이 들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나는 대통령님에 대한 기대를 이제 온전히 접었다"며 "2년이면 실망하기에 충분히 긴 세월이었다. 미움보다 더 아픈 것이 냉소와 무관심임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독하게 비판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제15대 대통령선거를 몇 달 앞둔 1997년 4월 ´97대선 게임의법칙´이란 책을 펴내고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책에서 그는 "김대중은 직접 출마하기보다는 제3의 후보인 조순 서울시장을 대리전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의 이 책은 당시 상당한 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DJ 열혈 지지자였던 강준만 교수와 이 문제로 지상(紙上) 공개 논쟁을 벌이기도 했고, 당시 DJ측 인사들은 유시민을 "영남 우월주의와 패권주의 혈맥이 흐르는 사람"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DJ는 그해 이인제 후보가 500만표를 거둬가면서 이회창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돼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유 전 장관은 예측이 빗나간 것과 관련, 사후에 "당시 정치상황을 아는 사람들이 지금도 그런 말을 한다면, 이는 무지하거나 의도적 왜곡 둘 중의 하나"라고 분개키도 했다.

유 전 장관은 2002년 DJ의 세 아들 비리가 터져 나왔을 때는 "DJ의 하야"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그이기에 DJ 사후 그의 애도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유시민의 진정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DJ 생전 그를 향한 비판은 진보진영 내에서도 유시민 전 장관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상당한 정치인들이 DJ 비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유독 유 전 장관이 '생전 DJ 비판 발언'과 관련 비판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그가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진보진영을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DJ 사후 호남을 대변하는 '포스트 DJ'을 찾고 있는 호남인들과 진보진영에게 유시민은 현재로서 어쩔 수 없는 검증 후보군 중에 하나다. 호남은 지금 유시민에게 '당신은 진정 호남을 어떻게 생각하고, DJ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있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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