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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간도 100년 시효설 터무니없어"

입력 2009. 09. 03. 20:20 수정 2009. 09. 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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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주장 신중하게 해야"(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4일은 청나라와 일본이 간도를 청나라의 영토로 인정하는 내용의 간도협약을 맺은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간도협약 100주년을 맞아 '한 국가가 영토를 점유한 지 100년이 지나면 영유권이 인정된다'는 이른바 '영유권 주장 100년 시효설'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학계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하는 입장이다.

이성환 계명대 교수는 "국제법에는 그런 규정이 없으며 국제사법재판소 판례도 없다"며 "100년 넘게 식민지배를 당한 나라들은 독립할 수 없단 말인가. 아르헨티나는 영국이 포틀랜드를 지배한 지 100년이 훨씬 지나서 영유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며 100년 시효설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100년 시효설이 나온 것에 대해 "2차대전 이전에 다른 나라에 땅을 빌려주는 조차지는 관례로 99년을 최대 기한으로 정했는데 조차지의 사례에서 잘못 추론해 100년 시효설이 나온 것 같다. 기한이 많이 지나면 영유권 주장의 근거가 약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와전된 면도 있다"면서 "민간에서 간도 되찾기 운동하는 사람들이 아무런 반응을 안 보이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년 시효설을 자꾸 주장하는 것은 거꾸로 100년이 지나면 중국에 간도를 넘겨줘야한다는 논리가 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100년 시효설에 대해서는 국제법상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지만 간도땅이 간도협약 이전에 어느 나라 영토였는지, 우리가 영유권을 주장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상태에서 일본이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은 것은 우리에게 억울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간도가 우리 땅이었다고 볼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간도에는 조선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살았기에 관념적으로는 우리 땅이었지만 청나라에서 관리를 파견하고 통치를 했으며 법적으론 중국 땅이었다"면서 "조선이 이범윤을 간도관리사로 보낸 적도 있지만 청나라에 의해 얼마 안 돼 쫓겨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아쉬움은 알겠지만, 현지에 사는 조선족 동포들은 이런 문제가 이슈가 되면 오히려 거북해진다. 한ㆍ중ㆍ일이 장기적으로 협력해야 하는데 간도 문제가 쟁점 되면 껄끄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성환 교수는 "간도협약은 무효이며 중국과 한국의 국경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우리 민족이 땅을 개척해 살았으므로 우리 땅"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경계비인 백두산정계비에 나오는 토문강을 두만강이 맞다고 해석해 간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고 보는 역사학자들이 많지만, 그 부분도 논란이 있다"면서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한 나라의 일방적인 주장이 완벽할 수 없으며 양쪽 다 주장할 점과 허점이 있다. 우리 주장의 허점은 그대로 두고 유리한 주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영유권 문제를 중국에 제기하는 것은 통일 이후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도를 되돌려받는다면 북한땅으로 할지 남한땅으로 할지의 문제가 있다"며 분단 상황을 걸림돌로 지적하면서 "한반도가 통일되면 간도 반환 요구가 높아질 것을 중국이 예측해 통일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가 있다. 통일도 못하고 간도도 못 찾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1962년에 북한과 중국이 국경조약을 맺어 두만강을 국경으로 했다는 것이다. 간도협약이 무효라고 해도 북한과 중국간의 조약이 살아 있으면 의미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조약은 영원한 것은 아니며 우리가 계속 간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환기하면 분위기가 형성 됐을 때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도협약은 1909년 9월4일 일본이 철도 부설권, 탄광 채굴권 등 이권을 얻는 대가로 한국과 중국의 경계를 토문강으로 정해 조선인들이 많이 살던 간도를 청나라의 영토로 인정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제까지 간도 문제에 대해 중국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으며 북한에서도 1962년 국경조약 후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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