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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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무원노조 민주노총 가입과 향후 과제

입력 2009. 09. 23. 23:30 수정 2009. 09.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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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법원공무원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노총에도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집요한 압력과 개입에도 불구하고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은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공무원노조는 조합원 11만5000명의 거대 통합노조로 거듭나고, 민주노총도 조합원 규모에서 한국노총과 대등해져 노동계의 판도는 물론 노·정 관계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조직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바꾸고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뽑는 것을 통합노조 투쟁 방향의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관료적 공직사회에 견제와 균형의 새 바람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민주노총도 KT·쌍용차 노조 등의 잇단 조직 탈퇴와 정부의 친기업 일방주의로 흐트러졌던 전열을 재정비할 여력이 생겼다.

통합노조와 민주노총 모두 덩치를 키운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공무원노조의 특수성과 민주노총의 기본 노선이 여하히 조화를 이룰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정부는 단체행동권과 정치활동이 법으로 금지된 공무원노조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강령으로 삼고 있는 민주노총이 기본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활동과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같은 차원에 놓고 보고, 민주노총 가입 자체를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견강부회다. 그럼에도 실정법 적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노조와 민주노총은 시민들이 괜한 걱정을 하지 않게끔 세심하게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공무원 노조의 통합과 민노총 가입 결정은 기존 노동계와 정부 모두에 새로운 발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제밥그릇 챙기기에서 벗어나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노조 조직률이 5%에 불과한 상황에 대해 노동계의 뼈저린 자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조 자체를 불온시하는 정부의 인식에 대전환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통합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겁박하는 것은 불필요한 노·정갈등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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