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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빵셔틀'이 뭐야?"'..학생 현실과 괴리

입력 2009. 09. 24. 06:33 수정 2009. 09. 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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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학교 폭력에 시달려온 학생들이 일진들에게 스스로 빵을 사다 주거나 온갖 심부름까지 해주는 이른바 '빵 셔틀'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지만 현장의 교사들이나 교육 당국은 이같은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빵 셔틀 연합회'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현장의 일선교사, 교육당국 모두 "빵셔틀은 금시초문"

지난 14일 개설된 '대한민국 빵셔틀 연합회'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폭력서클에 가담한 '일진'들에게 빵을 사다 바쳐온 '빵셔틀' 학생들의 존재가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진들에게 자진해서 빵을 바치고 교내 폭력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는 내용부터 모욕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내용까지, 커뮤니티에는 이미 수십 개의 사연들이 올라와 있다.

직접 만나본 학생들을 역시 "한 학년에 5-6명씩은 있다"거나 "빵 말고도 담배 등을 사다주기도 한다"며 '빵셔틀'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일선 교사들이나 교육당국은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양천구 A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한 교사는 "'셔틀'이란 은어는 처음 들어본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당장 조사를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B 중학교 생활지도교사 역시 "불량학생들이 노숙인에게 담배구입을 부탁하는 사례는 봤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의 C 고등학교 생활지도교사 역시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이라고 답하는 등 중·고등학교를 막론하고 대부분 학교는 빵셔틀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신고를 해야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사태 파악에 안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생활지도과 관계자는 '빵셔틀'과 관련한 질문에 "일진 학생들의 명단 등 구체적인 정보가 없으면 일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상황파악에 나서기 힘들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이분법' 학교폭력 파악 안 돼

이처럼 당장 실태파악이 절실히 요구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학교폭력과 관련해 과거와의 다른 접근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피해학생이 자신을 '천민'으로 규정하면서 '빵셔틀'이라는 은어까지 만들어 어느새 폭력에 순응하는 단계로 접어든 만큼 단순히 '불량학생이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다'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으로는 힉교 폭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박관성 선임연구원은 "학교폭력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데도 불구하고 일선 현장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만 나눌 뿐 다른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사례마다, 학생마다 변별적으로 접근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수사착수

이와 관련해 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빵셔틀 사이트에 대한 실태파악을 벌인 뒤 실제 학교폭력 등과 연계된 사례들이 발견되면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빵셔틀의 실태에 대한 보고를 그동안 받은 적이 없다"며 "새로운 학교폭력이나 왕따의 유형인 만큼 우선 해당 사이트에 대한 스크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이트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계획이다"라며 "사이트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뒤 실제 학교폭력과 연계된 사례가 발견될 경우에는 각 지방청을 통해 수사를 지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jina13@cbs.co.kr

[단독]"일진한테 빵 바치며 살아요" 왕따 '빵셔틀'의 충격 고백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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