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안가려고'..철없는 초등생들의 신종플루 걸리기

입력 2009. 9. 30. 06:27 수정 2009. 9. 3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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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슬기 기자]

'재채기 하는 친구 옆에 붙어 다니고, 감기 걸린 학생이 쓴 마스크 빼앗아 착용하기도 하고...'

주부 박 모(43.서울 강동구)씨는 최근 초등학생 아들로부터 기가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반 친구들이 학교에 안가기 위해 신종플루에 걸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한다는 것.

아들에게서 들은 '철없는' 학생들의 행동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친구 옆에 붙어 다니고, 운동을 한 뒤 손을 안씻는 것은 물론 감기 걸린 학생이 쓴 마스크를 빼앗아 착용한다는 아이까지 있었다.

박 씨는 "대형 학원에서 수업 전에 체온을 잰다고 하는데 그때 열이 나는 학생들은 '엄마 나 학교 안가도 되나봐'하면서 좋아한다고 하더라"면서 "부모 가슴이 철렁하는 것은 모르고 멋모르는 학생들이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25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신종플루 걸리는 법', '열나는 방법' 등을 묻는 질문이나 '신종플루에 감염돼 결석했으면 좋겠다'는 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학교에 안가고 싶은데 단 번에 신종플루에 걸리거나 유사한 증상만 나는 방법 좀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고, 일부 학생들은 '사람 많은 곳에 있다가 PC방에서 남들이 쓰던 키보드를 2시간 이상 쓴 뒤 그 손으로 코를 비비거나 음식을 먹으라'는 말도 안되는 경험담까지 올려놓았다.

어떤 학생들은 '내일 아침 학교에서 신종플루 검사를 한다는데 하루 만에 37.5도 이상의 열이나게 해달라'면서 '무언가를 사서 먹어야 한다면 뭐든 구입할 것'이라며 위험천만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는 '신종플루를 한 번 앓고 나면 다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괴담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11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에 대한 심각함을 모르고 '걸려도 그만'이라는 식의 안일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

중학생 윤 모(15.경기 수원)군은 "신종플루에 걸리면 해당 학생만 1주일 정도 쉬게 해준다고 하니 걸리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붙잡고 체온 검사도 하고 세척기로 손도 씻으라고 하고 있지만 친구들은 '나는 안죽겠지' 하고 별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일부러 신종플루에 걸리려는 학생들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확인된바는 없다"면서 "고열이나 감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결석처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보건교사와 협의해 등교중지 조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thu2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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