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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한글섬' 일반인 방문 줄이어

입력 2009. 10. 07. 05:33 수정 2009. 10. 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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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문의…수사반장 작가 권태하씨 8월에 다녀와"일방적 선교ㆍ몰상식한 행동 피해야"(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이상현 기자 =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찌아찌아족이 사는 부톤섬을 직접 방문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 부톤섬까지 가려면 20여시간 동안 몇 차례나 비행기와 배를 갈아타야 하는 등 고생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80년대 인기 드라마인 '수사반장'의 극본을 쓴 것으로 유명한 권태하 작가는 일찌감치 지난 8월 초에 부톤섬에 다녀왔다.

젊은 시절 5년간 살았던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소식에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 권 작가는 7일 "발리가 인공적 미, 화장한 미인이라면 거긴 완전히 시골처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였다"고 극찬했다.

그는 부톤섬의 유일한 한글ㆍ한국어 교사인 아비딘씨를 만나고 한글 교과서로 찌아찌아어를 배우는 까르야바루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등 답사를 마친 뒤 지난달 초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찍은 사진과 기행문을 올렸다.

권 작가는 블로그에서 부톤섬 지방정부가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택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국시인 '다양 속의 통일'은 역시 대단하다. 찌아찌아족이 우리와 말이 통하고 그럼으로써 교류가 잦아져 서로 가까워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글의 천ㆍ지ㆍ인 원리를 알려주자 (아비딘씨로부터) 한글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빠듯한 일정 탓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권 작가뿐 아니라 대학생 등 다른 일반인들도 다양한 경로로 찌아찌아족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대 전자공학과 4학년인 조규성(26)씨 등 대학생 5명은 인도네시아 탐방을 기획하고 있다.

조씨는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택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면 다들 `한글이 진출해서 자랑스럽다'는 우리 입장 중심이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다른 학생 5명과 팀을 짜 탐방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방문의 궁극적 목표는 부톤섬의 발전을 위한 상생 방안을 찾아 제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조씨 등은 현재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와 학계 전문가 등을 만나 조언을 듣는 한편 현지 업체 등과 접촉해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다.

찌아찌아족 방문을 기획했다가 아쉽게 꿈을 접은 사례도 있다. 경희대 2학년생 김병희씨 등 3명은 부톤섬 주민들에게 한글 창제원리, 편리성 등 장점을 소개하는 등 문화교류를 계획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다.

여학생 3명이 인솔자도 없이 오지에 갈 경우 사고 위험이 크고 신종플루 감염 우려도 있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였다.

이들의 부톤섬 방문 계획을 도왔던 안상철 영문과 교수는 "의미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했는데 취소돼 안타깝다. 앞으로도 찌아찌아족과 관련해 다른 좋은 방안이 나온다면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톤섬에서 찌아찌아족에게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거나 해외선교 등을 고려하는 이들도 찌아찌아족 한글보급을 주도한 훈민정음학회와 원암문화재단 등에 잇따라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한글 해외보급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정말로 뜨겁다. 일반인들의 부톤섬 탐방은 이 지역과 한국의 문화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방적 선교활동이나 잘못된 문화적 우월감에 기반한 몰상식한 행동은 지금껏 쌓아올린 성과를 한번에 무위로 돌릴 수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문화충돌을 일으키거나 지역민의 반감을 살 행동은 피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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