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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트렌드증강현실 뜬다①

입력 2010. 01. 04. 06:03 수정 2010. 01. 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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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몇 년 전 사람들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주인공이 손가락을 허공에 현란하게 움직이면 거기에 맞춰 사진과 각종 정보가 배열되는 것을 보고 감독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은 영화 속 상상이 아니라 점차 현실로 구체화하고 있다.바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 덕분이다. MIT미디어랩은 2009년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미팅에서 `식스센스(SixthSense)'라는 증강현실 기술을 발표해 화제를 일으켰다.

카메라, 프로젝터와 거울, 손가락을 이용해 인터페이스를 구성한 이 기술은 손가락을 허공에 대고 사각형으로 만들기만 하면 카메라 없이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프로젝터가 손바닥에 비춰주는 숫자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휴대전화 없이 전화를 걸 수 있다.

이같이 실제 세계에 디지털 정보를 섞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주는 증강현실은 미래 생활 전반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실세계에 가상세계 결합한 '혼합현실' = 증강현실(AR)이란 간단히 말해 실제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실시간으로 가상 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줘 혼합현실(Mixed Reality.MR)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통해 실제 영상에 가상의 물체 또는 정보가 등장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의 상호 작용도 가능해 더욱 실감나는 디지털 체험이 가능해진다. 기존 가상현실의 경우 실제를 닮은 세계를 창조했지만,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가상 세계를 겹쳐 보게 해 현실감이 월등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이 시작됐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와 기기에 걸쳐 실제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의해 미래를 이끌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등 IT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증강현실을 이용한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가령 아이폰 사용자는 앞으로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니어리스트 튜브(Nearest Tube)'나 `메트로 파리 서브웨이 3.0(Metro Paris Subway 3.0)'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주변지역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카메라를 켜면 자동으로 현재의 위치와 이동방향, 그리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보여준다. 이용자는 그저 화면 속 정보가 보여주는 대로 믿고 따라가면 된다.

◇글로벌 시장 개척 본격화 = 이미 휴대전화, 게임과 모바일 솔루션 등 업계는 다양한 증강현실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위키튜드(Wikitude)'라는 여행가이드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증강현실을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위키튜드를 실행한 뒤 휴대전화 카메라로 주변 건물이나 산을 비추면 이름이나 유래 등의 정보가 팝업창처럼 떠오른다.

이렇게 보이는 정보는 위키피디아와 연계된 것으로 굳이 가이드북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위키튜드 드라이브라는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도 출시됐다. GPS가 장착된 휴대전화 카메라를 구동시키면 동영상 화면 위로 방향을 지시하고, 음성안내까지 제공된다. 어떻게든 실제와 비슷하게 보여주려던 기존 2D, 3D 그림 기반의 내비게이션은 카메라 속에서 구현되는 `확장된 현실' 앞에서 시시하게 느껴질 뿐이다.

네덜란드 NAI사가 선보인 아이폰용 증강현실 응용프로그램인 '레이아(Layar)'도 다양한 지역 정보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거리를 보면 레스토랑, 현금지급기, 구직,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가 해당 건물에 함께 표시돼 종합정보지 못지않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팝업창에 뜬 간략 정보를 클릭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고, 해당 상점에 직접 전화를 걸 수도 있다.

금융그룹 ING도 특정 장소를 카메라로 비추면 인근의 현금자동지급기를 안내해주는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마케팅업체 주가라(Zugara)는 고객이 웹캠에 찍힌 자신의 모습에 다양한 옷을 입혀볼 수 있게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소니가 육성게임 '아이펫'을 통해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했다. 이용자는 웹캠을 통해 찍힌 거실 화면 상에서 가상의 애완동물과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소니는 추가로 '인비지몬' 등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며, 닌텐도도 휴대용게임기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의 유령을 보여주는 게임 '고스트와이어'를 선보였다.

방송업계에서도 미국의 ABC, CBS, 영국 BBC, 일본 아사히TV, NHK, TBS 등이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방송사들도 지난번 대선에서 증강현실을 활용한 연출기법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응용가능성 무궁무진 = 이밖에도 증강현실이 미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교육, 건축설계, 제조공정관리 등 무궁무진하다.

교육 분야에서는 평면 속 그림이 화면 속으로 튀어나오는 팝업 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독자가 AR 마커가 삽입된 동화책을 웹캠에 비추면 TV 속 동화책에서 동영상이 튀어나오고 이를 사방으로 돌려가며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영화업계에서는 이를 실제 이용하기도 했다. 파라마운트는 영화 `트랜스포머2'의 개봉을 앞두고 `우리는 오토봇(We are Autobots)'이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해당 사이트(weareautobots.com)에 접속해 바코드를 출력한 후 이를 웹캠에 갖다대면 모니터에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가 튀어나왔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2' 개봉 시에도 이와 비슷한 프로모션이 있었다. 홍보 브로슈어를 웹캠에 대면 화면 속에서 공룡이나 문어가 등장하고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등 영화의 콘셉트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증강현실 기술로 영화에 기대감을 높여줬다.

건설 및 제조업체도 설계 과정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작업 과정에서 실제 모형을 만드는 대신 모니터 속에 비치는 가상 모델을 통해 실제와 같은 모형을 자세히 검토하거나 작동시켜볼 수 있다.

앞으로 안경 또는 콘텍트렌즈 등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의 실제 시야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착용식 컴퓨터(wearable computer)는 증강현실을 일상생활에 더욱 긴밀하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자동차에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야간에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원거리 영상이 차창에 겹쳐져 보여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고, 여기에 레이더와 무선 신호 등이 시야 밖의 사물을 감지한 뒤 내비게이션 정보와 결합해 안내해줄 수도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 역시 AR기술을 이용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은 브로슈어를 제작할 때 3D 바코드를 함께 삽입해놓아 브로슈어를 웹캠에 대면 차체의 내부를 이리저리 살펴볼 수 있게 했다. BMW 미니의 경우 브로슈어를 돌려 차의 4면을 모두 볼 수 있게 했고, 도요타의 iQ모델은 도로 위를 씽씽 달리는 모습과 함께 차체가 모두 분해됐을 때의 모습도 볼 수 있게 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ABI리서치가 지난해 600만달러 규모였던 증강현실 관련 산업이 2014년에는 3억5천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도 이 같은 가능성 덕분이다.

◇정부, 연구개발 지원 나서 =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부상 중인 증강현실에 대해 정부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증강현실 사업은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위치인식과 동작인식 등 센서 기술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지리 및 지역 정보의 디지털 데이터베이스와 통신 인프라 구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기술 국산화를 위해 정부는 향후 4년간 12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09년 문화콘텐츠산업 기술지원 사업 과제 중 하나로 모바일 증강현실 기술 개발을 선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수행 사업자로 정했다.

이에 따라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는 2012년까지 '모바일 증강현실 기반의 체험 투어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기술은 스마트폰을 통해 관광지와 문화재를 더욱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게 해줘 디지털 영상합성 방송시스템, 테마파크 등에 응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위치 추적과 증강현실의 가시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900여건에 달하는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600여건이 넘는 특허를 갖고 있어 지금부터라도 개발을 서두를 경우 추격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강현실은 실제 세계를 한층 풍부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상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시장이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더욱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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