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개인정보 유출 사건 '전화위복?'

2010. 2. 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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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현 기자]

◇ 닉네임 ´수리´라는 네티즌은 3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즐보드 게시판에 국군대구병원이 개인신상정보가 적힌 종이를 이면지로 활용했다고 고발했다. ⓒ 다음 아고라 즐보드 게시판 캡쳐

육군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를 이면지로 활용한 사건이 한 네티즌의 고발(?)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닉네임 '수리'는 포털사이트 < 다음 아고라 > '즐보드' 게시판에 지난 3일 증거사진과 함께 '[고발] 육군 부사관 신체검사 중 개인정보유출!!'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네티즌은 "2009년 11월경 내 친구가 경북 경산 하양에 위치한 국군대구병원에서 부사관 선발을 위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 때 대구병원에서 이면지로 (만든) 신검정밀의뢰서 쪽지 뒷면에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가 노출됐다"고 지적한 뒤 "친구가 갖고 있던 이 의뢰서 쪽지를 보고, 이렇게 쉽게 개인정보가 노출된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이면지를 활용한 절약정신도 좋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신경써서 엉뚱한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같은 사건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관계당국을 향한 비판글을 쏟아냈다. 일부 강성 네티즌들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닉네임 '니펠'은 댓글에서 "종이 값 몇 푼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보가 더 비싼 법"이라며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는 파기가 원칙이고, 이면지 활용은 하지 않는 게 원칙 아니냐" 고 질타했다.

'강과장'은 "이름, 주민번호 거기에 진료과목까지...심각한 정보유출이다. 이름, 주민번호면 왠만한 것은 다 되는 디지털세상"이라고 힐책했다.

'검프'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저거 이면지로 쓰게 한 사람은 반드시 잡아서 본보기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개인정보 유출 제보도 이어졌다. '경운기드리프트'는 "나도 길 가다 전화번호, 군 관련 기록, 혈액형 등 개인정보가 많이 담긴 서류를 주웠다"며 "이거 보고 기가 막혀서...조만간 사진 찍어서 올리겠다"고 밝혔다.

◇ 국방부는 4일 국방부 대변인실 명의로 네티즌의 고발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 다음 아고라 토론게시판 캡쳐

이처럼 사태가 확산되자 국방부는 4일 아고라 '토론 게시판'에 입장문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이날 국방부 대변인실 명의로 '육군부사관 신체검사 중 개인정보유출 관련 국방부 입장입니다'라는 제하로 입장문을 게재, "이번 사건은 조사결과 대구병원 신검과 업무담당관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한 뒤 "더불어 대구병원에 대해서는 업무실태점검 후 관계자에 대해서는 징계처리를 할 예정이며, 전 부대에 재발방지를 위한 개인정보보호교육 등 지도감독을 강화하여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의 고발에 국방부가 신속한 대응에 나서자, 네티즌들은 일제히 국방부의 소통자세를 칭찬했다. 국방부로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다.

닉네임 '그리하여'는 "국방부에서 대구병원에서의 개인신상정보 유출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성실한 사후대처에 많은 네티즌들이 감동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댓글에서도 많은 칭찬이 잇따르고 게시물에 대한 찬성율도 압도적"이라며 "정부관계부처에서 올린 게시물 중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이렇게 작은 일에도 감동한다. 앞으로도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들이 이와 같이 성실하게 국민을 위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어느 네티즌이 칭찬에 인색하겠느냐"고 평했다.

'바람이 분다'는 "군대 다녀온 사람으로 군대는 뭔가 의사소통이 안 되는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뭔가 아주 깔끔하다. 크게 칭찬해 본다"면서 "(그러나) 잘못한 것까지 칭찬한다는 건 아니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대로 크게 개선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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