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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밥 한 끼 주는 차원 넘어서 산업·유통·재정 파급 효과"

글 정환보·사진 김정근 기자 입력 2010. 02. 19. 02:58 수정 2010. 02. 19.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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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무상급식 추진 자문단장' 최영찬 서울대 교수

최영찬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53)는 18일 "무상급식 문제는 단지 밥 한 끼를 공짜로 주느냐 마느냐의 차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교내 연구실에서 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상급식 정책 하나를 통해 농·어업 종사자는 물론 식품가공·유통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국가 재정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무상급식의 사회적 효용이 매우 넓고 크다고 매김했다.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교육청 무상급식 추진 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무상급식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전도사'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교 무상급식이 6월 지방선거의 최대 민생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보편적 복지'라는 찬성 목소리가 있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헌법 31조 3항에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상의 범위에 대해 수업료로 한정된다는 설, 급식을 포함한 일체의 교육비를 포함한다는 설, 법률로 규정한다는 설 등이 있지만 사회적 논의를 통해 급식비는 교육비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최근 의원 10여명이 무상급식을 강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지 않았나. 무상급식은 이념적으로 만들어진 정책이 아니라 대다수 학부모·교사·학생이 원해서 추진돼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설문조사에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경기지역 학부모는 1.7%에 불과했다."

-현재도 전북 64%, 경남 41% 등 무상급식 시행률이 높은 곳이 있다."무상급식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등장한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확대 진행 중인 사업이다. 하지만 서울·부산·경기 등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의 시행률이 매우 낮다는 건 문제다. 지자체가 잘산다고 주민들이 다 잘사는 건 아니다. 오히려 생활보호대상자나 차상위계층은 대도시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전면시행 전까지는 이런 곳에서 무상급식 시행률을 높여야 한다."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급식비 지원은 현재도 이뤄지고 있지 않나."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특히 차상위계층은 학교 차원에서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실제 가족 구성이 주민등록상과 다르다든지 사각지대가 무수히 많다. 급식비 지원이 완벽하다치더라도 밥 빌어먹는 것에 대한 굉장한 차별의식이 있는 게 우리 정서다. 어릴 때부터 위화감과 사회적 양극화를 내면화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 결코 이로울 게 없다."

-예산 확보가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물론이다. 하지만 무상급식은 단순히 돈이 투입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투자다. 국가 차원의 급식지원이 이뤄지면 현재의 개별 학교단위 급식시스템을 광역단위로 개편할 수 있다. 그러면 공동식단을 짤 수 있고 농산물을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우리 농업은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가 가장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 부분이 해소됨으로써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농가의 실질 소득이 개선되면 직불금 등 각종 정부지원을 줄일 수 있어 국가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08년 기준 농가 이전소득은 가구당 529만원이었다. 정부가 이만큼 농가에 줬다는 것인데, 무상급식은 학생 1인당 보호자부담금 39만원만 주면 된다. 학교와 산지의 직거래와 지자체 감시를 통해 지금의 낙후된 다단계 유통구조와 관행적인 '뒷돈' 거래의 폐해도 줄일 수 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유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식자재 가공 시설이 산지 인근에 들어설 필요가 생기고,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이런 경험을 통해 연간 91조원에 달하는 외식산업 진출이나 회사·학교·군대 등 타 급식으로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무상급식할 경우 급식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공짜라고 해서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이 급식에 관심을 덜 가지겠나. 무상급식은 단순히 공짜밥을 주자는 게 아니다.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친환경 우수농산물 공급체계를 구축해 급식의 안전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무상체제가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자문단에서는 현재 아침급식까지 학교 급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의 아침 결식률이 30%대에 이르는데 성인에 비해 높다.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나 추후 성인병 치료 등 사회적 총비용을 고려하면 돈이 들더라도 아침까지 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글 정환보·사진 김정근 기자 botox@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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