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200시간 무사고였는데"..軍 망연자실

2010. 3.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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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찬 준위..부인ㆍ3남매 남기고 순직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비행할 때마다 규정과 절차를 철두철미하게 준수한 조종사로 정평이 났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3일 밤 야간비행 중이던 109 항공대 소속 500MD 헬기 1대가 경기 남양주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모두 숨지자 육군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사고는 주조종사인 고(故) 박정찬(44) 준위가 부조종사 양성운(31) 준위의 야간 비행능력을 숙달시키려 밤길을 나섰다가 발생했다. 박 준위가 한참 후배인 양 준위의 야간비행 능력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비행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특히 박 준위는 무려 4천195시간 무사고 비행경력을 가진 말 그대로 베테랑 헬기 조종사였기 때문에 이날 사고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회전익 조종 49기로 지난 1990년 임관해 20년간 헬기를 조종해 온 박 준위는 매 비행 시마다 규정과 절차를 준수한 조종사로 정평이 나 있던 준사관이었다.

훌륭한 인품으로 동료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던 그는 부대 교관 조종사로서 우수 조종사를 양성하는 데 누구보다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부인과의 사이에 16살, 12살짜리 딸과 11살짜리 아들을 둔 3남매 아빠로, 평소 아이들이 아버지가 헬기 조종사임을 자랑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헬기 중대장인 전경수 소령은 "자신의 일보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기는 헌신적인 사람이었고, 좋은 동료이기에 앞서 훌륭한 조종사였다"고 말했다.

박 준위와 함께 스러져간 양 준위는 회전익 조종 184기로 작년 7월에 임관해 190여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새내기 조종사였다.

지난 2002년 부사관으로 임관해 항공학교 엔진 정비관으로 8년을 근무하다 작년에 조종 준사관으로 임관하면서 그간 열망했던 조종사의 꿈을 이뤘다. 간절한 꿈을 이룬 만큼 남다른 열정으로 헬기 조종사로서 비행경험을 쌓아오던 그는 결국 부인과 세 살짜리 어린 딸을 두고 젊은 나이에 세상과 등지게 됐다.

부대의 막내 준사관인 그는 바쁜 생활 중에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업무 관련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해 컴퓨터 정보를 전공하는 등 자기계발에 철저해 주위로부터 신임이 두터웠다고 한다.

동료인 정 욱 준위는 "유난히 심성이 착하고 가정에도 충실했던 후배였다"며 "지난 혹한기훈련 때의 야간비행이 함께 조종한 마지막 순간이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육군은 5일 이들의 시신이 안치된 국군수도병원에서 영결식을 한 뒤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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