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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민망한 야생화 이름 많네.."

입력 2010. 03. 21. 21:09 수정 2010. 03. 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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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종 이상 꽃, 용도 무관… 체계적 통일화 시급

야생화나 약용작물로 이용되는 식물 가운데 듣기 민망한 이름들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야생화 재배자와 동우회 등에 따르면 야생화란 순우리말로는 '들꽃'으로 산이나 들에 저절로 피어나는 우리 꽃 또는 개량되지 않은 야생 상태의 꽃이지만 상당수의 이름이 꽃이나 용도 등과 달리 정제되지 않은 비속어, 인간의 신체적 결함 등에 비유해 듣기 거북하거나 민망스러운 것이 많다.

양귀비과에 속해 마을 인근 습지나 숲 가장자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2년생 초본식물 '애기 똥풀'의 경우 노란 꽃을 피우고 기침, 위염, 위궤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름은 생김새나 쓰임새와 무관하게 어린이 배설물에 비유됐다.

우리나라 중ㆍ남부지역에서 많이 자라고 7~8월 보라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 꽃술을 빨아 먹으면 꿀처럼 달콤한 맛을 내는 '꿀풀'의 경우도 고혈압과 당뇨 등에 효과가 있지만 꽃과 향기, 약효에는 어울리지 않게 '속 썩은풀'로 불려지고 있다.

한해살이 풀로 5~6월 야산이나 습지, 물가 등에서 보라색 꽃을 피우며 자라는'며느리 밑 씻게 풀'도 이름이 저질스럽다.

이밖에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우지만 꽃잎이 개의 성기와 닮아 불려지는 '개 불알꽃'도 듣기에 민망하고, 7~8월 붉은색 형광꽃을 피우는'노루 오줌꽃'의 경우도 단순히 꽃이 필 때 노루 오줌냄새가 난다고 이름이 붙여졌다.

성환길 국제대 약제산업학과 석좌교수는 "우리나라에는 3만5,000여종의 다양한 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나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이름이 100종이 넘는다"며 "꽃의 생김새를 유추하는 등 특정하지 못한 이름이 그대로 전해져 정착됐지만 지금이라도 학술적인 분석과 쓰임새 등 위주로 통일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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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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