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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년來 최고 성장률 전망 배경은

입력 2010. 04. 12. 09:03 수정 2010. 04. 1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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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홍정규 기자 =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5.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금융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전기 대비 성장률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상고하저' 형세를 띄어 지난해 12월 `상저하고'로 전망했던 것과 달라졌다. 물가 상승률도 원래 예상했던 수치보다 낮게 예상했다.

즉, 올해 성장률은 종전 예상을 뛰어넘겠지만,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물가 걱정도 덜한 편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이는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다.

◇3.6→4.6→5.2…가파른 상향조정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9개월 만에 1.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7월 3.6%에서 지난해 12월 4.6%로 올려 잡았다가 이번에 다시 5.2%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이 발표한 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5.2% 성장하면 이는 금융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제 성장률은 2006년 5.2%에서 2007년 5.1%, 2008년 2.3%, 지난해 0.2%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정부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5% 내외'의 성장률을 전망한다는 점에서 이번 한은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정부의 견해와 같거나 오히려 웃도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5%를 예상한 것을 제외하면 국내 주요 연구기관의 전망치는 아직 4%대에 머물러 있다.

한은은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5%로 상향 조정한 점, 정부 정책에 힘입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애초 예상했던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 민간 소비(4.0%)와 설비투자(13.4%)가 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점 등을 수정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민간 부문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지난해 -1.3%포인트에서 올해 4.9%포인트로 높아지고, 내수가 수출보다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장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전기 대비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에 1.2%로 튀어 올랐다가 하반기에 이 영향을 받아 1.0%로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상고하저' 형세를 띈다는 얘긴데, 이는 지난해 12월 상반기 0.7%, 하반기 1.1%로 `상저하고' 형세를 띌 것으로 봤던 것에서 바뀐 부분이다.

◇"경상 흑자 확 줄어…물가 압박 작다"경상수지 흑자폭이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번 수정 전망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427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는 105억 달러 흑자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경상 흑자는 내년에 55억 달러로 다시 반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줄어드는 것은 상품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늘고, 해외여행 등의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환율 수준을 전망하지 않지만, 여기에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세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흑자가 수입이 수출보다 많이 줄어든 `불황형'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흑자폭이 줄어드는 것을 반드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수입 증가는 소비와 투자, 즉 내수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수치(2.8%)보다 다소 하향 조정된 점도 주목된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2.6%는 2006년(2.1%)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상반기 2.5%에서 하반기 2.7%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수요 측면의 압박이 커져 3.3%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한은이 물가안정 목표로 삼는 범위(3.0%±1.0%포인트)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출구전략에는 어떤 영향 줄까결국, 한은이 이날 발표한 수정 전망의 관심사는 올해 통화 정책,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로 모인다.

정책 당국의 성장률 전망은 단순한 전망치의 의미를 넘어 정책 목표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올해 성장률은 올라도 물가는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는 성장과 회복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5.2%의 성장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굳이 앞당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경기 확장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도 물가 측면에서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김중수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현재의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과 비슷하게 전망치를 수정했다는 점에서 일견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가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를 보는 시각이 비슷하면 정책 공조가 잘 이뤄질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춘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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