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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풋고추-상추 금값..삼겹살 집에 채소가 사라졌다

입력 2010. 04. 14. 06:50 수정 2010. 04. 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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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오태형(30) 씨는 몇일전 서울 광화문 근처 삼겹살집에서 회식자리 도중 쌈 채소가 터무니 없이 적은 것을 보고 항의했다. 상추, 깻잎, 오이, 풋고추 등 여러 채소가 놓여 있어야할 술상 위에 상추 몇 장만 달랑 올려져 있기 때문이다.  오 씨는 "오이와 풋고추를 더 가져다달라고 하자 점원이 '오이 하나에 1000원, 고추 하나에 300원'이라면서 많이 줄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채소값이 비싸니 음식점에서도 눈치를 보며 먹게 생겼다"고 말했다.  고깃집에서 쌈 채소를 인색하게 내놓을 정도로 채소값이 치솟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12일 현재 배추 1포기 가격은 6095원으로 1년전(3044원)보다 배이상 올랐다. 오이도 개당 600원에서 900원으로 50%나 껑충 뛰었다.  

삼겹살을 싸먹는 상추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이날 상추 도매가격은 4㎏에 1만 4600원을 기록했다. 8800원이던 지난해에 비해 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채소 값만 비싸진 게 아니다. 감자, 대파 등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선 지난 8일 감자가 저장감자에서 햇감자로 전환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1㎏당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상폭이 무려 43.8%에 달한다. 대파도 일시적으로 출하량이 줄어 1단 가격이 2050원으로 지난주보다 420원(25.8%) 올랐다.  이 때문에 삼겹살 집엔 쌈 채소가 없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음식점들도 울상이다. 특히 한식, 중식, 양식 할 것 없이 김치를 밑반찬으로 내놓은 식당들은 크게 오른 식재료 때문에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등심, 돼지 삼겹살 등 김치와 채소 소비가 많은 고기구이집은 더욱 사정이 딱하다. 서울 서초동에서 한우구이집을 운영하는 김 모(48)씨는 "금배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솔직히 일반 가정은 포장 김치를 사먹어도 되고 김치 냉장고의 묶은 김치를 먹어도 되지만 손님을 받아야하는 음식점은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같은 채소값 고공행진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난 겨울 유난히 잦은 폭설과 한파로 배추와 무 감자 등이 작황부진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4월 말까지 채소의 높은 가격이 유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채소 값과 판매 부진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문을 닫는 음식점도 등장하고 있다. 음식업중앙회가 지난해 개점한 음식점 50여곳의 경영 현황을 파악한 결과 80%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이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규모 음식업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는데 때마침 채소값 등이 크게 오르면서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곳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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