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해저 모래서 '화약흔'

입력 2010. 5. 7. 02:35 수정 2010. 5. 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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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까지 흔적 강력한 폭발 증거무기 종류·제조국가 등 추정 가능

천안함 침몰 수역 부근 해저 모래와 자갈에서 화약흔이, 연돌(연통)에서 화약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천안함 사고 원인은 어뢰 폭발 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함체 윗부분에 위치한 연돌뿐 아니라 침몰 해역 바닥에 깔려 있는 모래와 자갈에서도 각각 화약성분과 화약흔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해저에서 강력한 폭발이 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군 관계자는 "검출된 화약은 어뢰 제조에 쓰이는 성분으로 잠정 결론 내렸고 해외 전문가들도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발 주범이 어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군은 배 밑바닥에서 폭발이 일어나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절단면은 물론, 함체 가장 윗부분인 연돌에까지 화약성분이 남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함체 바로 아래 해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이 기관실을 거쳐 연돌에까지 영향을 미쳐 증거(화약)를 남겼고, 동시에 해저 모래와 자갈에서도 폭발과 함께 가라앉아 화약성분이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연돌과 자갈에서 나온 화약흔이 서로 일치하는지 분석하는 등 최종 감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유속이 매우 빠른 서해 해저에서 사고 발생 50일이 지난 시점까지 화약흔이 남아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정도의 흔적을 남길 정도라면 중(重)어뢰가 천안함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탄두 무게가 200㎏가 넘으면 천안함 같은 1,200톤급 초계함에도 충분히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화약성분 분석을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어뢰 공격으로 결론 내리더라도 이를 북한 소행으로 단정지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화약성분을 통해 중국이나 러시아 어뢰로 추정될 경우 이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사용하는 화약류 시료를 군이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불릴 만한 증거가 나온 것에 영향을 받은 듯 군의 태도는 확 변했다. 군은 6일 오전만 해도 "합조단이 천안함 잔해물을 수거해 성분 분석을 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린 것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가 오후에는 화약성분 검출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이 좌초로 침몰했다는 등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자꾸 나와 검출 사실을 인정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도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금주나 내주 초에 중간 발표를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정밀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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