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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때 "노자 좋구나~" 방아타령 튼다

입력 2010. 05. 18. 09:10 수정 2010. 05. 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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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훈처, 정 총리 기념식장 퇴장 때 틀기로…'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 없애

"국가 행사 주빈 입퇴장시 자주 사용하는 노래"…주요 단체대표 불참키로

5·18 민주화운동 30돌이 되는 18일, 오월 영령들을 추모하고 오월 정신 계승을 다짐하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 때아닌 경기민요 '방아타령'이 울려퍼지게 됐다.

국가보훈처가 대통령 대신 참석하는 정운찬 총리의 기념식장 퇴장 즈음에 이 노래를 틀기로 17일 최종 결정한 것이다. "노자 좋구나…"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대표적 경기민요로 잔칫집에나 어울리는 내용이다.

반면, 지난 30년 동안 5·18 추모곡으로 불렸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배경음악으로만 채택돼 참석자들이 부를 수 없게 된다.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식 공식행사 내용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5·18 유가족 대표의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 순서를 올해도 아예 없애버린 탓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17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가 행사에서 주빈이 입장하고 퇴장할 때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노래들"이라며 "지난 4·19 수유동 행사 때 대통령이 참석할 때도 같은 곡을 틀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해 구속부상자회와 부상자회, 유족회 등 5·18의 주요 3개 단체 대표들은 18일 거행되는 기념식 본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데 항의하는 뜻으로 정부 주관 기념식에 불참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기념식장에 들어가지 않고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밖에서 항의 표시를 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회원들은 예정대로 참석하도록 할 방침이다. 광주지역 진보적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5·18 30돌 기념행사위원회도 18일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망월동 옛 5·18 묘지에서 별도로 기념식을 열기로 했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30돌을 하루 앞두고 17일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는 오월 정신을 계승하려는 기념행사가 풍성하게 열렸다.

5·18 30돌 기념행사위원회(위원장 정동년 함세웅)는 이날 저녁 광주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에 시민·학생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 전야제를 펼쳤다. 전야제는 풍물단과 고적대 등 시민 3000여명이 5·18 사적지인 광주역·조선대·전남대·광주공원 등지에서 출발해 옛 전남도청 쪽으로 거리행진을 벌이는 것으로 개막됐다. 참가자들은 거리행렬을 하며 동학혁명, 항일운동, 4·19혁명, 5·18항쟁, 대동세상 등의 역사를 재현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저항과 공동체'라는 주제로 펼쳐진 무대에선 가수 안치환·신해철,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 등이 민주와 평화의 염원을 노래했고, 시민 합창단 518명은 옛 전남도청 건물 옥상과 광장 분수대 무대에 올라가 '광주출정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추모 분위기를 돋웠다. 시민단체와 진보진영 인사 150여명은 이날 오후 전남대 정문부터 옛 전남도청까지 걸어서 사적지 13곳을 순례하는 '5·18 민주올레'를 펼쳤다. 이밖에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전국 20여곳에서도 지난 15일부터 한국 민주화의 씨앗이었던 5·18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는 사진전시·리본달기·기념강연 등 행사가 줄을 이었다.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5~17일 사흘 동안 5·18 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은 20만명에 이르렀다. 광주/안관옥 기자, 권혁철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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