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시스

현대차 발목 잡은 기아차 "우려가 현실로"

김훈기 입력 2010. 06. 02. 06:02 수정 2010. 06. 02. 13:11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K5' 한방에 신형 쏘나타 '초주검'【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 판매량이 발표됐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 기아차의 독주였다. 끝을 모르고 차오르던 현대차의 발목을 잡더니 올해 처음 한 달 판매량 4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한 지붕 사촌 지간인 기아차가 '맏형' 현대차의 발꿈치를 채고 나선 것이다.

지난 1일 자동차 업계가 발표한 5월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22.7% 감소한 4만9228대를 판매했다. 전달보다도 11.0%나 감소했다. 완성차 5사중 유일하게 내수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해외 판매가 19%가량 늘어 겨우 체면을 차렸다.

반면 기아차는 신차 효과 덕분에 올해 처음 내수 4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5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5% 늘어난 4만1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의 내수판매 격차도 9000대 가량으로 줄였다. 기아차의 야심작 K5 출시가 본격화하는 6월에는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를 앞지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발목을 잡은 일등공신은 K5였다. 실제로 지난 4월 계약을 시작한 이후 두 달 만에 2만대를 돌파했다. 6월 이후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확실하게 이끌 재목(材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독주를 견제한 기아차는 K5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스포티지R, 쏘렌토R 등 신차들이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5월부터 수출이 시작된 신차 스포티지R은 한 달간 5127대가 팔렸다. 쏘렌토R도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분 1만2000대를 포함해 총 1만7094대를 기록했다.

더욱이 최근 일본차 업체가 가격을 낮춘 경쟁모델들을 대거 들여오면서 현대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차 업체의 간섭을 견디다 못한 현대차가 제네시스 3.3 최고급 모델인 럭셔리 VIP팩의 가격을 고가 편의사양 삭제를 통해 502만 원 인하했다.

이 같은 고육책이 나온 것은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에서도 확인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들어 내수 점유율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50.1%에서 2월 46%로 떨어지더니 지난달엔 42.5%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8년 9월 파업여파로 내수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한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차의 부진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 시절 일궈놓은 '디자인 경영'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면서 부터다. 그해 내놓은 준중형 포르테가 아반떼를 위협했고, 독특한 디자인의 CUV 쏘울은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가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던 현대차 신형 쏘나타 인기도 5월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출시 이후 매달 1만대 이상 판매했지만 5월에는 9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세에 기름을 부은 것이 기아차 K5였다.

지난달 신형 쏘나타의 내수 판매는 9053대였다. 지난해 9월 출시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1만대 이하를 기록했다. 당시 쏘나타는 9월에만 9517대가 팔리며 돌풍을 몰고 왔다. 이후 지난해 10월 1만7906대, 11월 1만7464대, 12월 1만6368대를 기록하며 거침없이 달렸다.

◇'디자인 기아', '맏형' 현대차 아성 무너뜨리나그러다 올해 1월 르노삼성차가 쏘나타의 호적수인 뉴SM5를 출시하자 잠시 판매가 주춤했었다. 하지만 이마져도 떨쳐내고 월간 판매 1만대 이상을 유지했었다. 올해 1월 1만3928대, 2월 1만2217대, 3월 1만4575대, 4월 1만1138대가 팔렸다.

그러나 사전예약 2만대를 넘어선 기아차 K5 앞에서 신형 쏘나타도 꼬리를 내려야 했다. K5는 출시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31일까지 일주일 만에 3552대나 팔리며 내수 판매 '톱10'을 기록했다.

단 일주일 판매로 '톱10'에 든 K5를 두고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는 6월 이후에는 시장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당연히 기존 신형 소나타 고객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디자인 기아'의 파괴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스포티지R(4859대)은 출시 한 달 만에 현대차 투싼ix(3719대)를 따라잡았고, 기아차 쏘렌토R(3234대)도 현대차 싼타페(2713대)를 크게 앞섰다. 각각 소속 차급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전체 승용차 판매대수에서도 기아차는 2만2279대로 현대차 2만6340대를 바짝 추격했다. RV(레저용 차량)에서는 1만3221대로 차종이 4개(투싼, 투싼ix, 싼타페, 베라크루즈)인 현대차(7219대)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전체 내수 판매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준대형 K7과 SUV인 스포티지R, 중형 K5로 이어지는 신차 덕분에 기아차는 올해 1월 28.5%에서 5월엔 34.6%까지 6% 포인트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또 하나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르노삼성차와 쌍용차의 조합이다. 이들 업체가 개별로는 현재로서는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향후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고 르노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르노삼성차와 쌍용차가 한솥밥을 먹게 되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수에서는 기아차와 르노삼성차-쌍용차 조합이 위협하고 밖에서는 가격과 품질을 앞세운 수입차가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히 안팎곱사등 신세인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나 점유율 하락이) 기아차 때문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현대차 신차들은 신차효과가 떨어질 시기인 반면, 다른 차종은 신차효과가 한창이기 때문"이라며 애써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업 일선에서 조금 더 강력한 판촉활동을 해야 한다. 판매조건은 다르지 않지만 응집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기아차의 약진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어 "지금은 시장이 굉장히 격화돼 있어 상황을 잘 파악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 밖에 없다"며 "현장일선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금보다 더 노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 현대차 신형 쏘나타와 기아차 K5.bom@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