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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보다 성장' MB노믹스 제동 걸리나

김준기 기자 입력 2010. 06. 03. 18:14 수정 2010. 06. 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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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선거' 여당 패배.. 정부 경제정책 영향은영리병원·공공요금 인상 등 재추진 동력 잃어 난관 예상야당 "부자감세" 비난 부담.. 복지 재정지출 확대도 고민

6·2 지방선거가 여당의 패배로 끝나면서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추진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세를 탄탄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놓았던 상당수 경제현안들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들이 많아 정책 추진과정에서 야당과 충돌하거나 정권 차원에서도 부담스러운 면이 적지 않다. 주요 경제정책 부문에서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는' 혼돈이 이어지며 '레임덕'이 먼저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미뤄놨던 경제현안들 재추진 난항 = 정부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도입, 약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 공공요금 인상, 공공기관 표준연봉제 도입 등 그동안 추진이 중단됐던 현안들을 이번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일 "이들 정책은 모두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것들이어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이들 정책의 재추진은 더욱 힘들어진 형국이다. 각 정책들에 야당이나 서민, 시민사회단체, 이익단체, 노동계 등의 반발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리병원 도입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정부 내부에서도 반론이 크기 때문에 추진이 부담스럽다.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원가 상승 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지만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쉽게 밀고 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약사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은 해당 이익집단의 반발이 문제다. 이 정책은 경제논리로만 보면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는 방안들이지만 정권 차원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정부 일각에서 제기돼 온 술·담배에 대한 세금 강화도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물밑으로 수그러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술과 담배가 서민들의 기호품이라는 점에서 세율 인상은 굉장히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노믹스 원칙도 영향받나 = MB노믹스의 핵심축 중 하나인 감세를 통한 경제활성화는 현정부 들어 순차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의 추가 인하를 2012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철회를 공약한 것이어서 향후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 정책이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으며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정부도 밀어붙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경제학)는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라 해도 정치적 메시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도 정책기조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민들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는 '부자감세' 정책은 강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지보다 성장에 중점을 두어온 MB노믹스의 기본 방향도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는 다음 선거를 위해서라도 서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재정지출의 확대가 불가피한데 최근 재정건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재정을 일방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복지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제 부문 등의 예산을 옮겨와야 하는데, 그런 방향으로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복지전달 체계를 혁신해 효율성과 체감도를 높이는 방안은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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