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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줄도산괴담, 현실될까?

김부원 입력 2010. 06. 05. 10:22 수정 2010. 06. 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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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부동산 괴담 진실은/ 건설사 부도괴담]조만간 신용등급 'BBB' 이하 건설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는 가운데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성원건설의 법정관리에 이어 남양건설, 금광기업, 풍성주택 등이 부도처리 되면서 중소건설사 위기설은 단지 괴담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 2~3분기가 고비다. 현재 은행권에서 건설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난 후 신용등급 BBB 이하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을 전망이다.

◆BBB 이하 건설사 '줄도산 가능성'

퇴출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이하 기업들이다. 신용평가회사가 매긴 신용등급 기준으로 CCC~BBB급 건설사는 현재 40여 개로, 이번 은행권 신용등급 재평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및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은행권에서 BBB 이하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경남기업과 삼호를 투자등급으로 분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며 투자등급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임을 암시했다. 이는 신용평가사의 기준과 채권자인 은행권의 시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배문성 선임연구원은 "BBB 등급 중 토목공사 같은 안정적인 사업이 아닌 주택 위주의 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15개 정도 건설사가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은행권이 많은 기업을 구조조정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은행권의 체력이 튼실해져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BBB- 등급 건설사보다 BBB 등급 건설사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BBB- 업체는 투기등급이기 때문에 어차피 그동안 자금조달이 잘 안 된 상황"이라며 "사회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일단 분위기 상으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중소건설사 '빚이 얼마길래'

이처럼 중소건설사들이 퇴출 위기에 몰린 이유는 유동성 리스크 때문이다.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지급보증금액 상환까지 감안한다면 중소건설사들의 부채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으로 BBB-부터 BBB+에 속한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244%이지만 PF까지 감안한다면 감당해야 할 부채가 465%까지 늘어난다. 이왕상 연구위원은 "분양이 계속 안 되는 가운데 PF가 자동으로 롤오버 돼 왔다"며 "만약 8월 연장 만료 시점에서 재연장이 안 된다면 부채상환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고 말했다 .

총 차입금 중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비중 역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 이 연구위원은 "신용등급 A- 이상 건설사들의 단기차입비중은 2008년 말 48%에서 2009년 말 43%로 줄었다. 반면 BBB-부터 BBB+ 건설사들의 단기차입비중은 53%에서 60%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소건설사들의 장기채권 발행이 안 되기 때문에 단기채권 발행이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소건설사들에 필요한 현금이 총 5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대우증권이 상장 건설사 중 대형 6개사(현대, 삼성, GS, 대림, 대우, 현대산업개발)를 제외한 중소건설사 유동성 리스크를 분석한 결과 올해 중소건설사들이 마련해야 할 현금은 ▲아파트 준공 시점까지 필요한 공사비 1조8000억원 ▲PF 만기도래 금액 중 상 환부담이 높은 PF 유동화증권 (ABS/ABCP) 금액 2조1000억원 ▲회사채 만기도래 금액 1조3000억원 등 총 5조2000억원이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소건설사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조1000억원으로 파악되므로 나머지 3조1000억원은 미분양 아파트를 매각하거나 초기 입주율을 높여 잔금회수를 통해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분양 매각률 20% 이하, 초기 입주율 30% 이하에서는 1조3000억원의 현금이 부족해 유동성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소건설사들이 유동성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선 미분양 매각률 40% 이상, 초기 입주율 50%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송 연구원의 견해다.

◆대형건설사는 안전할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형건설사의 디폴트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대형건설사들도 주택사업 비중이 높지만, 중소건설사들과 달리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상 연구위원은 "대형건설사들은 재무제표 상으로 부채비율이나 현금보유 수준이 과거보다 현저히 좋아졌다"며 "당연히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들은 향후 성장에 부담이 되겠지만,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디폴트 우려는 없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이 대형건설사들에게 부채상환을 연장해 주지 않을 리도 없고, 연장이 안 된다 해도 상환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견해다. 그는 "대형건설사가 발행하는 채권은 소화도 잘 되고 있으며, 금리도 5%대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원활하다"며 "오히려 시장이 불안하니까 무리할 정도로 현금을 많이 가져가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배문성 선임연구원 역시 "대형건설사도 미분양 등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건설업계가 2007년과 2008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지만,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사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에 디폴트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가하락, 대형건설사도 예외 없다

건설업계 불황에 따라 건설 관련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5월 25일 현재 건설업종 지수는 연초 대비 31.3%포인트 떨어졌다. 1월4일 건설업종 지수는 227.4로 시작했지만 2월1일 198.8까지 떨어졌다. 이어 3월2일 199.1, 4월1일 202.4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5월3일 180.0까지 떨어진데 이어 5월25 일 현재 156.2까지 지수가 내려앉았다. 연초대비 종합주가지수가 8.0%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해 건설업종 지수의 하락폭은 약 4배에 달한다.

주요 건설 관련 종목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현대건설의 경우 1월4일 주가가 7만1700원이었지만 5월25일 현재 5만700원으로 29.3% 하락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36.8%, 대우건설 31.9%, 현대산업 37.3% 떨어졌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동성 리스크가 적은 대형건설사들의 주가도 같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론 투자심리가 조금 회복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매수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 관련 종목 선별 시 주택사업 외에 다른 성장동력이 있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원기자 w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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