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여정 "내 요염한 매력 빛난 이유는.."

2010. 6. 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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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교태보단 욕망 내뿜는 절제된 캐릭터 연기하려 노력"

영화계 대표비수기인 월드컵을 코 앞에 둔 극장가가 부산하다.

주연배우 조여정의 색(色)다른 매력으로 첫 주말 동안 1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 때문이다.

"조여정이 저렇게 예쁜 배우였냐"는 충무로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경탄도 들려온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아이닷컴과의 인터뷰에 나선 조여정은 한없이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방자전' 이전까지 절친 옥주현, 박예진 등과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은 돋보였지만 배우로서 눈에 띄는 작품은 적었던 조여정은 "작품을 촬영하지 않는 시간은 늘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 언젠가는 나에게 기회와 차례가 주어질 거라 믿고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 중 방자(김주혁)과 이몽룡(류승범)을 오가며 사랑과 출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춘향 역을 연기하며 전라에 가까운 파격적인 노출 연기도 마다하지 않은 그는 "단순히 교태를 부리는 연기에 치중했다면 그냥 도발적인 기생 역할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내세우면서도 절제할 줄 아는 춘향이를 표현하려 했다. 이런 춘향 캐릭터 때문에 아슬아슬하고 긴장된 애정신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영화 공개 후 조여정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나온다. 캐스팅 과정은 어떠했나.

▲ 김대우 감독님과 첫 만남에서 춘향의 캐릭터를 조목조목 분석한 것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내가 매우 쾌활하고 발랄할 거라는 편견이 있는데, 일에 있어서는 침착한 편이다. 춘향이의 캐릭터에 대해 진지하게 다가서는 내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포멀한 모습이 인상적이다"라며 캐스팅하셨다고 들었다.

- '춘향전'의 방자가 가진 기존 이미지였다면 방자에게 사랑을 느끼기 어려웠을 텐데.

▲ 그런 점에서는 김주혁 선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극 중 방자는 여자를 유혹하는 법을 단단히 연구한 사람인데 실제 김주혁 선배는 워낙 말수도 없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지나가는 여자에게 말도 한 번 못걸어 봤다는데 슛만 들어가면 춘향이에게 '뒤에서 보기' 등 다양한 기술로 작업을 걸며 능청스럽게 딱 방자로 변신한다.

- '조여정의 재발견'이라는 평들이 들려온다.

▲ '방자전'은 배우 조여정이 지닌 여러 색 중의 한 가지를 제대로 보여드릴 첫 작품 같다. 이전 배역들이 부잣집 딸이나 털털한 20대 여성 등 하나의 특색에 국한된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춘향이는 다양한 성격이 복합된 총체적 캐릭터이다. 단순히 웃음을 팔고 기예를 파는 기생 딸이 아닌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그 매력을 활용할 줄 아는 인물이다.

- 뒷나신을 드러내는 등 베드신의 파격 노출도 화제가 됐다.

▲ 춘향이가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부터 춘향과 방자의 애정신이 매우 아름다웠기에 감독님을 믿고 촬영했다. 우리 영화의 베드신이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아슬아슬하면서 긴장의 끈을 쥐게 하는 연출에 있지 않나 싶다. 춘향을 연기하며 도발적이거나 섹시하게 하기 보다는 욕망을 내뿜으면서도 절제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려 했다. 단순히 교태를 부리는 연기에 치중했다면 그냥 도발적인 기생 역할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 데뷔이래 몸매가 아름다운 배우로 손꼽혀왔다.

▲ 과한 칭찬이다. 배우가 된 이래 운동을 게을리 한 적은 없다. 워낙 운동을 좋아한다. 수영이나 조깅, 등산 등 야외에서 하는 운동은 뭐든 즐긴다. 전에는 몸매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작품보다는 그런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것 같아서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자전'을 찍고 나서 작품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순수한 칭찬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 작품 활동이 뜸할 때 슬럼프도 겪는 편인가.

▲ 배우라는 직업은 기다림이 많은 직업이다. 인내하는 시간이 많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기회는 언제든 주어질 거라 믿었다. 나의 20대는 그런 시간의 반복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쩔쩔매고 싶지 않아 늘 준비하는 자세로 지냈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책도 보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공연이나 그림도 보러 다니면서 팔방미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스스로 컨트롤하며 긍정적으로 지냈다.

- 기다림의 시간이 편치만은 않았을 텐데.

▲ 이 직업이 참 묘하다. 쓰고 더러운 일을 겪어도 모두 감정으로 기억했다가 연기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기쁜 일은 물론이고 슬플 때나 억울할 때에도 다 이유가 있겠거니 했다. 상처도 받아보고 화나는 일도 겪어 봐야 사람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 춘향은 사랑과 출세를 동시에 추구했다. 인간 조여정은 어떤 편인가.

▲ 물론 사馨?출세 둘 다를 가지고 싶다. 하지만 남자를 이용한 출세는 다르다. 내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고 출세하고 싶다.

- 배우로서 지향하는 바는.

▲ 연기를 하면 할수록 배우로서 순수해지고 싶다. 영화 '하녀'에서 윤여정 선배님이 놀라운 신선함을 보여주셨던 것처럼 언제 봐도 신선한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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