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 청와대에 1억원 기탁.. 故 민평기 상사 어머니 윤청자씨

2010. 6. 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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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도 어려운데 성금 모아주시고… 아껴 주셔서 너무 감사"

천안함 침몰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67)씨가 14일 1억원을 청와대에 기탁했다. 윤씨는 이명박 대통령 초청으로 다른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희원 대통령 안보특보에게 1억원짜리 수표를 맡겼다. 윤씨는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하도 (많이) 아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누구보다 내가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15일 "국민들도 다들 어려운데 성금을 모아주시지 않았느냐"며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러워서 조금 내놓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4월 29일 '천안함 46 용사' 영결식장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왜 북한에 퍼주느냐. 이북 놈들이 쟤들을 죽였다. 이북 주란 말 좀 그만하시라"고 외쳤다. 윤씨는 "고함을 친 게 아니라 피 끓는 부탁이었다"고 했다. 윤씨는 "강 의원님은 원래 입바른 소리도 잘하고 좋게 생각했는데, 북한에게 쌀 한 톨 안 줘서 이런 일이 났다고 하니까 피가 끓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영감은 못 가게 붙잡았지만, 두루마기 입은 강 의원은 알아보겠더라. 그래서 가서 정말 부탁한 거다"라고 말했다.

윤씨는 '어떤 일에 성금을 썼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이북 놈들이 자꾸 불바다 만들겠다고 하더라"며 "(청와대에) 무기 만드는 데 사용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나는 촌사람이어서 아무 것도 모르지만, 이북 놈들한테 돈 줘봐야 돈 줄 때만 이산가족 면회시켜주고, 안 주면 이런 일 하더라"며 "이북은 줘야 소용없는데, 많이 배운 분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충남 부여군 은산면 시골집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윤씨는 "우리 아들이야 죽었지만, 우리 친척도 있고, 다른 아들들도 군대는 보내야 할 것 아니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안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언론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유족들에게도 미안하고…"라며 당부했다. 청와대는 윤씨와 성금의 사용처를 상의할 예정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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