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독일 프랑스 한인목회자 좌담-유럽 교회 현황과 한국교회의 과제

2010. 7. 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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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세계 선교사 파송과 교세 등에서 기독교 강국이었던 영국 독일 프랑스의 영적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재복음화가 절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문 닫은 교회가 카페, 극장, 이슬람사원 등으로 변하고 있다. 장 칼뱅이 태어난 프랑스에서는 최근 들어 복음주의교회가 성장하고 있지만 기독교 신자가 2%에 불과하고 세계 신학의 요람이었던 독일도 교회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 반면 이들 나라에서의 무슬림 인구는 계속 증가추세다. 이에 본보는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목회하는 송기호(런던목양교회) 성주제(함부르크순복음교회) 김승천(파리 퐁네프교회) 목사로부터 각국의 기독교 및 이슬람 현황, 한국교회의 유럽 재복음화 기여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 이슬람 영향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송기호 목사='퓨 포럼(Pew Forum)'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10월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15억7000만명이고, 그중 유럽 무슬림은 유럽 인구의 5%인 3800만명에 이른다. 영국 무슬림 인구는 지난 4년만에 50만명이 증가, 240만명에 달한다. 이는 다른 어떤 공동체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기독교인은 200만명 이상 감소했다. 2007년 7월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파키스탄 출신 국회의원 샤히드 말릭이 국제개발차관에 발탁되기도 했다. 머잖아 무슬림 수상이 탄생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승천 목사=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프랑스 인구의 10%에 달한다. 서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마르세유 인구의 25%, 파리 인구의 10%가 무슬림이다. 20년 후 프랑스 인구의 25∼30%가 무슬림일거라는 추정치도 있다. 현재 프랑스 통계청(INSEE)은 더 이상 시민의 종교 특성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다. 외국인 인구조사는 출생지와 국가를 구분할 뿐이다.

△성주제 목사=독일 무슬림은 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6월 자국내 무슬림을 430만명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약 15만명의 독일인 무슬림 개종자도 포함된다. 이 조사는 당시 쇼이블레 내무장관이 2006년 창설한 이슬람협회에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슬람협회는 이슬람 학자, 변호사 및 이슬람 기관 지도자 10명으로 구성돼있다.

-현지 국가 및 교회들의 대처 방안은 어떠했는가.

△김 목사=현지 교회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이슬람에 대처하려고 했다. 정부는 일정 제도를 통해 조정하려고 애썼지만 가톨릭은 기본적으로 바티칸의 정신에 따라 상호 이해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소수 종교로서 기독교도 이슬람과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노선이다.

△성 목사=지난해 6월 제3차 이슬람대회에서 쇼이블레 내무장관이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사는 공동체로 성장했다"며 무슬림의 독일사회 융합을 언급했다. 독일 종교청은 타종교인에 대한 관용과 인정, 그리고 남녀동등권을 강조해왔다.

△송 목사=영국교회는 쇠퇴하고 있어 이슬람의 확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가톨릭,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등 대부분 교단 성도들이 감소하고 있다. 물론 오순절 교단과 초교파 교단이 부흥하고 있지만.

-유럽에서의 이슬람 확장에서 한국교회가 배울 점은 있는가.

△성 목사=1998년 '무슬림이 독일을 정복한다'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이슬람을 하나의 정치 종교로 지목하고 세계의 이슬람화를 시도하고 있는 세력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일 무슬림들이 경전인 코란 등을 얼마나 중시하는 지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의 독일인 귀화가 독일 무슬림 증가로 이어졌다고 이 책은 증언하기도 한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새로운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기독교의 우월성을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삶이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성경을 더욱 중시하고 열심히 읽어야 한다. 아는 만큼 실천해야 한다.

△송 목사=유럽 교회에서 기도가 식고 예배가 사라진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교회에 침투한 물질 만능주의는 교인들을 세상의 쾌락을 더 사랑하게 했다. 한국교회의 강점인 새벽기도 철야기도 등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예배가 실종되면 영적인 힘도 잃고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 목사=첫째, 국가가 이슬람화 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종교가 아닌 문화라는 이미지로 사회 전 영역으로 침투하는 이슬람의 정체를 바르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이슬람에 대해 경직성을 갖는 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유럽의 재복음화 가능성은 있겠는가.

△송 목사=알파코스 등이 새로운 부흥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유럽 기독교가 너무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건 아닌지 우려된다. 가나안농군학교 설립자이신 고 김용기 장로님의 기도실 입구에 "조국이여 안심하라"는 문구가 있다. 이처럼 유럽 기독교인들이 기도하는 대열에 합류하면 "유럽이여 안심하라"고 선언할 수 있을텐데.

△김 목사=프랑스 교단마다 복음화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다르다. 오랫동안 하향평준화를 이뤄 재복음화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최근 복음주의교회들이 부흥하는 추세라는 거다. 한인교회를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 교회들이 프랑스의 재복음화에도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성 목사=독일 국립대학에서 신학과가 없어지고 있다. 반면 복음주의적인 사립 신학대와 복음주의 성경학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희망을 엿보인다. 특히 복음주의자들이 모인 자유교회들은 성장추세다. 자유교회란 자유주의 신학사상을 갖은 교회가 아니다. 국가교회로부터 신학과 신앙, 교회의 경제적 운영에서 독립된 복음주의교회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자유교회의 기원은 약 150년 전 소수의 깨어 있는 크리스천들에 의해 시작됐다. 이들은 세속화된 국가교회와 달리 마르틴 루터의 정신을 계승, 성경으로 돌아가려고 애썼다. 거룩한 영성을 추구하고 의를 실천하려고 했다. 현재 침례교단과 오순절교단의 교회 개척율은 90%에 달한다. 이는 교회개척국의 운영시스템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전문개척 담당 목사들의 노력과 수백명 청년들의 방학을 이용한 2-3년 지속된 전도특공대 활동 등으로 새신자들이 30-40명이 생긴다. 그런 뒤 후임 목사를 선정, 목양을 맡긴다.

-젊은이들의 교회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김 목사=프랑스의 경우 르네상스 이후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았지만 결코 희망적이지 않았다는 반발 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젊은이들을 교회로 나올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가능성이다. 그러나 문제는 프랑스 젊은이들이 모든 명절이 교회 절기와 관계돼 있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교회는 젊은이들을 위한 사역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성 목사=슈트트가르트순복음교회는 매주 수천명이 모이는 독일에서 대표적인 교회이다. 이 교회의 특징은 깊이 있는 설교와 전도, 선교지향적인 제자훈련, 뜨거운 찬양이 있다는 것이다. 1년 내내 기도가 이어지고 금식과 작정기도가 이뤄진다. 이 교회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전도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다.

△송 목사=런던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힐송교회가 있다. 현재 출석 성도가 1만4000명에 달하고 주일예배를 5부로 나눠 드린다. 10년 된 교회인데 이렇게 된 것은 찬양에 있다. 젊은이들은 이 교회를 매우 선호한다. 오순절교단의 성장은 매년 22%에 이르는데 성도의 평균 연령은 33세다. 유럽에서 아직도 젊은이들을 통한 비전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일이 있는가.

△성 목사=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의 확실한 복음 인식, 선교적인 삶으로 드러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만일 독일 크리스천들이 사랑과 겸손으로 오래 참으며 복음 선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부흥을 꿈꿀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독일교회의 흐름을 정확하게 이해주기를 바란다. 유럽 문화에 대해 정통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독일교회와 협력 사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을 다시 깨우는 것은 그야말로 영적전쟁이다. 지혜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유럽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걸 잊지 말아달라.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통해 새로운 유럽을 꿈꾸고 계시다.

△송 목사=세계적은 선교단체들이 유럽에 있지만 정작 유럽내 사역은 매우 취약하다. 이들은 제3세계의 선교 전초기지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의 선교 동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국 등 비서구권 선교사들이 유럽 선교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았다. 기도의 용사인 한국교회가 유럽을 위해 선교사들을 파송해야 한다. 유럽은 더 이상 기독교 우세 지역이 아니다. 영적 열세지역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유럽의 한인 디아스포라교회와 힘을 합쳐야 한다.

△김 목사=많은 선교단체들이 프랑스의 재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제3세계 선교보다 프랑스인들의 훨씬 더디고 쉽지 않다. 전통적인 프랑스 교회 담임목사로 외국인들이 채워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 교회의 한인교회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프랑스 한인교회연합회는 프랑스 개신교 교단에 정식 회원으로 등록했다. 프랑스 개혁교회 목회자들은 한국을 방문, 세미나에 참석한 뒤 의식 변화를 가져왔고 한국교회와 협력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좀더 적극성을 띄어야 한다. 프랑스 교회와 공동으로 기도 및 전도사역을 펼쳐나가면 프랑스에 새 힘을 제공할 수 있다. 파리=사회ㆍ진행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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