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으로 걸어서.." 연간 150명 교통사고 사망

황준호 2010. 8. 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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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걷자.' 좌측통행의 시대는 갔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우측통행의 시대가 벌써 한 달 지났다. 일제 잔재 청산부터 사고 예방효과까지 보행 방향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바꾸는 작업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생활 깊숙히 자리잡은 습관을 바로잡기에는 아직 부족한 모습이다. 우측보행 실태와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김철수씨는 삼일째 병원 신세다. 좌측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업무 전화를 하던 중 무심결에 오른쪽으로 돌다가 자동차와 부딪혔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으나 병원 신세는 면치 못했다.

좌측통행은 위험하다. 김씨처럼 우측으로 걷지 않아 생기는 사고는 연간 1600건에 달한다. 이중 사망자는 150명에 이르며 부상자는 1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몸 속 깊숙히 박혀있는 좌측통행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초등학교때부터 교육받은 '좌측통행'이란 습관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측통행 한 달이 지난 현재에도 국민은 이같은 위험 속에 노출돼 있다.

◇위험한 좌측통행의 유혹=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우측 통행을 가르친다. 좌측통행을 배운 기성세대와 마주보는 상황이 도래한 셈이다. 하지만 사고 발생률은 기성세대가 더욱 높다. 우측통행으로 다니는 차량과 마주보는 것(우측)과 뒤에서 지나는 것(좌측)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발생한 보행자 사고 중 차량을 마주봤을때 발생한 경우 발생한 사고가 1만4030건인 반면, 등졌을 때는 2만1507건으로 차량과 마주보는 것의 사고발생률이 약 53% 가량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사망자 수도 차량과 마주볼 경우 454명이나, 등졌을때 698명으로 약 54% 가량 사고 발생률이 등졌을때 높았다.

차량을 마주보고 걸어오면 대처할 시간이 있다. 차량의 방향을 보고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등지고 걸어올 경우 차량은 보행자의 행동이 어찌될지 판단할 수 없으며 보행자도 뒤에서 오는 차량에 대한 신경 쓸 여유가 없어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좌측통행이 위험한 이유다.

이에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연구원 등은 보행자와 차량이 대면통행시 보행자 교통사고의 약 20%를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행관련 사고건수는 연간 6만500건에서 5만8500건으로 최대 2000여건에서 1600건 사이의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리적 사고비용도 연간 약 1500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천리길도 오른쪽부터=

이처럼 오른쪽으로 걷기가 가진 비밀이 밝혀지면서 정부도 나서서, 우측보행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시작된 우측보행은 지난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에 공항·철도 및 지하철 역사·일반 대형 건축물, 등산로 등에 보행통로, 계단, 에스컬레이터 등 관련 시설물도 해당 기관에서 우측보행에 맞게 고치는 중이다.

특히 좌측보행을 권고하고 있는 유아·초등 교과서 43곳을 우측보행을 권고하는 내용으로 바꾸고 있다. 이중 1학기 교과서 29군데는 수정을 완료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측보행이 정착되면 보행속도는 1.2~1.7배 증가하며 심리적 부담감도 13~18%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돌 횟수 감소(7~24%), 보행밀도 감소(19~58%)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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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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