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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다스리면 우리도 부처님

입력 2010. 08. 10. 16:50 수정 2010. 08. 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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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브레인' 출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사람들은 마음과 의식, 깨달음의 길에는 신이나 영혼, 불성(佛性) 같은 초월적인 무엇이 개입돼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대 뇌과학은 마음이 얼마나 깊이 뇌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다. 어린 시절의 뇌손상은 정신적 손상으로 이어지고, 뇌의 화학물질에서 일어난 미세한 변화가 기분과 집중력, 기억능력을 변화시킨다는 연구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박사이자 명상지도자인 릭 핸슨과 신경학자 리처드 멘디우스가 쓴 '붓다 브레인'(원제 Buddha's Brain)은 불교의 마음 수행법인 계(戒)ㆍ정(定)ㆍ혜(慧)의 삼학(三學)을 실천함으로써 뇌를 바꿔 마음과 몸의 진정한 행복과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안내하는 책이다.

'계'는 우리의 행동과 말, 생각을 통제해 자신과 남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고 덕을 쌓는 것으로 공감, 친절, 사랑의 뇌를 이루는 근거가 되며 '정'은 한결같이 마음을 집중해 번뇌를 벗어나는 법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 내부와 외계를 파악할 때 어떻게 주의집중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혜'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로, 무엇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도움을 주는가를 깨달은 후 고통을 끝내는 법을 가리킨다.

책은 독자가 책이 이끄는 대로 마음 수련에 도전해볼 용기를 북돋우고 실제 수련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종교적 색채가 무겁게 드리워진 기존의 불교 명상수련 입문서와는 다르다.

아울러 현대 뇌과학의 성과가 불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줘 불교가 왜 '가장 과학적인 종교'라는 평가를 듣는지도 곱씹어보게 만든다.

예를 들어 '번뇌의 불길 끄기'라는 제5장을 보자. 우리가 열을 내고, 안절부절못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나고, 긴장하며, 우울해지는 상태는 번뇌와 괴로움의 불길에 싸인 상태다. 이 불을 끄려면 우리 몸의 소방서인 부교감신경계를 알아야한다.

부교감신경계는 우리 몸 자율신경계의 한 축으로, 이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하면 진정, 완화, 치유의 신호가 몸과 뇌, 마음으로 퍼져나간다. 스트레스를 막으려면 평소에도 몸이 이완상태로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좋다.

허파 아래쪽에 있는 근육인 횡격막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횡격막 호흡은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3-10분 정도 짬을 내 손에서 발, 등, 다리, 발목, 팔목 등 신체 각 부위를 이완시키거나 될 수 있는 한 최대로 숨을 들이마시고 몇 초간 숨을 멈췄다가 다시 천천히 내쉬며 몸을 이완하는 것도 역시 부교감 신경계를 작동시킨다.

또 입술에 분포하는 부교감신경섬유를 자극하기 위해 입술을 만지거나,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을 몇초간 생각하거나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떠올려보는 심상화로 뇌의 우반구를 활성화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내면의 수다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

아울러 명상을 통해 주의력, 연민, 공감 등을 지배하는 뇌의 영역인 회질의 기능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의식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훈련을 하면 위협을 찾는 경향과 위협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책은 번뇌의 불길을 끈 상태에 대한 붓다의 말을 전한다.

"진실로 번뇌의 불을 끈 수행자는 언제나 평안 속에 머무를 수 있다. 어떠한 갈망도 그를 침범치 못하니 불길이 꺼진 그에게 더 태울 장작이 없음이다. 그 어떤 집착도 사라진 그에게 마음의 고통은 사라진 지 오래다. 고요 속에서 지극히 평온하니 마음은 평화로움의 길을 가도다"(초기경전 율장 쭐라왁가 중에서)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한국심리학회 회장을 지낸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와 딸 장주영씨가 번역했다. 360쪽. 1만8천원.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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