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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포털

서소정 입력 2010. 08. 17. 11:28 수정 2010. 08. 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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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국내 포털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 법인들은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다, 최근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국내 가입자가 부쩍 늘면서 안팎의 입지가 모두 흔들리고 있는 것.

특히 해외 시장에서 국내 포털들의 성적은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포털들은 시장 포화를 이유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지만, 적자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해외 법인을 철수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은 자회사인 미국 라이코스사를 매각하면서 해외 법인을 모두 청산했다. 각각 네이버와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NHN과 SK커뮤니케이션즈도 실적 부진으로 일부 해외 법인을 철수하면서 해외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SNS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국내 가입자수가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에서 국내 포털들의 잇따른 해외 진출 실패는 더욱 큰 고민거리를 안겨준 셈이다.

최근 다음은 자회사인 美 라이코스를 인도에 본사를 둔 와이브랜트(Ybrant Media Acquisition Inc.)에 미화 3600만 달러(한화 426억원)에 매각했다. 두 회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매각 조건을 포함한 양수도 계약서에 조인함으로써 매각 작업을 마무리했다.

와이브랜트는 인터넷 검색 마케팅,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 등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IT 기업이다. 현재 북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0여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주요 고객사로 SAP, 포르쉐, 포드, UPS, 시보레, 3M, 지프, 미 육군, 루프트한자 등이 있다.

매각 대상은 라이코스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검색, 게임(게임스빌), 엔젤파이어, 트라이포드 등 라이코스의 모든 소유권이다.

다음은 지난 2004년 10월 매입금액 9540만 달러에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당시 포털업계 1위로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었던 다음은 라이코스를 인수,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라이코스는 검색에 기반을 둔 사이트로 미국 내에서 검색과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다음이 라이코스를 인수한 후에도 미국 법인의 실적은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수 당시 4000만명에 이르던 순 방문자수도 현재 1600만명으로 줄었으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적자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급기야 다음은 인수 다음해인 2005년 12월 라이코스 매치메이커(데이팅 서비스)를 55만달러에 매각했으며, 2006년 2월에는 주요 서비스중 하나인 라이코스 쿼트닷컴(금융정보 서비스)을 3000만달러에 팔아넘겼다. 같은 해 7월 라이코스 와이어드닷컴(뉴스서비스)을 2500만달러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전체 매각을 위한 수순을 밟았다.결국 다음은 지난 해 라이코스 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미국, 일본 법인 청산에 이어 마지막 남은 미국 해외 법인을 완전히 정리했다. 매입 대금은 9540만 달러지만, 부분 매각 대금을 합치면 매입 금액과 매각 금액이 거의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는 매각 후에도 최고경영자(CEO)로 남으며, 현재 라이코스 인원은 대부분 현지인이며, 56명이다.

다음 측은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검색, 모바일, 위치기반서비스, SNS 등 핵심사업과 신성장동력 분야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외 성과 부진은 비단 다음의 얘기만은 아니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역시 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NHN은 지난 2008년 3월 대만 타이페이에 자본금 52만 7000달러(약 5억원)로 NHN 대만을 설립했다. 하지만 성과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청산 절차를 밟았으며, 진출 2년만인 올해 대만에서 완전 철수한다.

NHN의 중국 법인인 아워게임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설에 휩싸였고, 미국 법인 이지닷컴은 진출 5년째지만 현지화 실패로 적자 늪에 빠졌다.

NHN 김상헌 대표는 "중국 법인 문제는 청산을 포함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며 "일본 법인의 경우 온라인게임 매출증가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라이브도어 인수 등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도 해외 사업에서의 성과를 찾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때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독일,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에 해외 법인을 둔 SK컴즈는 현재 베트남, 중국 법인만 남긴 채 모두 철수했다. 베트남, 중국 법인도 사업 성과 없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SK컴즈 주형철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싸이월드는 전세계 최초의 SNS나 다름없는데 왜 해외에서는 국내만큼 잘안되는지 모르겠다"며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포털업계 관계자는 "포털업종 특성상 현지에 대한 언어적·문화적 이해가 부족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하지만 최근 국내 법인도 없는 트위터, 페이스북이 국내 가입자수를 늘리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 SNS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국내 포털들이 반성해야 할 측면이 분명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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