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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 '4대강 수심6m의 비밀' 불방

입력 2010. 08. 17. 22:50 수정 2010. 08. 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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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화방송 경영진, 방영 2시간 앞두고 전격 보류

<문화방송>(MBC) 경영진이 17일 밤 '4대강 프로젝트' 사업 변경에 청와대와 정부 부처 관계자가 개입됐다는 내용의 '피디수첩'을 방영 2시간여를 앞두고 전격 보류 결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피디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은 소규모 자연형 보 설치를 중심으로 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운하를 닮은 대형 보 건설 위주의 마스터플랜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참여한 '비밀팀'이 개입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방송 노조 관계자는 이날 "경영진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사장이 시사하지 않는 한 내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화방송의 한 피디는 "국토부가 피디수첩 방송을 문제삼자 방송 2시간쯤 전에 김재철 사장이 주재한 이사회가 해당 프로그램의 사전 시사를 제작진에게 요구했고 이에 제작진들은 '국장 책임 하에 시사를 했고 변호사 자문도 구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보류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문화방송 단체협약은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해 국장 책임제로 운영되는데도 불구하고 사장의 시사 요구는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고 단협을 위반한 것"이라며 "회사 쪽이 사전검열을 통해 부당하게 개입한 데 대해 내일 임시 공정방송위원회를 열고 물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는 이날 피디수첩 방송을 두고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했다. 서울남부지법은 결정문에서 "국토부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에 허위사실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방송 금지를 요구하나, 기록만으로는 위 프로그램의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거나 명백히 진실이 아니라는 데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연출한 최승호 피디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토부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돼 방송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이사회의 방송 보류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회사가 과거로 퇴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화방송 대변인인 이진숙 홍보국장은 "국토부가 비밀팀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가처분 신청까지 낸 마당에, 엠비시 모든 프로그램의 최고 책임자인 사장과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또다른 파장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며 "정확한 방송을 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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