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스마트폰 광풍에 뒤틀린 IT생태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최근 디지털기기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불똥이 PMP, 내비게이션, 전자책 등 소형 디지털기기 시장으로 튀면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디지털기기업체의 CEO는 "갑작스레 불어닥친 스마트폰 쇼크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라며 "현재로서는 비즈니스 예측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뒤처칠 수도 없어 이것저것 손대는 등 일단 시장속으로 뛰어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스마트폰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소형 디지털기기 업계의 위기감은 생존을 고민할 정도로 처절하기만 하다. '손 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과 '종이처럼 얇은' 휴대성을 지향하는 태블릿PC는 PMP, 내비게이션, 전자책 등이 제공하던 고유 기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기존 소형디지털기기 업계의 설 자리를 잠식해들어가고 있다.
급기야 이같은 위기감은 업계간 저가 출혈경쟁이라는 왜곡으로 이어졌고, 결국 IT생태계 전체가 뒤뚱거리는 기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인터파크도서는 40만원에 이르는 자사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의 가격을 20만원대로 대폭 낮추는 파격 할인에 나섰다. 초기 30만원대 전자책을 선보였던 북큐브는 최근 10만원대 단말을 내놓았다. 이들의 저가할인정책은 '울며 겨자먹기'식 제살깎아먹기라는 점에서 진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해외에서 아이패드 출시에 맞서 아마존 킨들, 반스앤드노블의 누크 등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재연되는 형국이다. 내비게이션 업계의 가격인하 바람도 거세다. 최신 3D 지도를 탑재했지만 가격은 2D 제품보다 저렴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다.
트렌드를 읽고 시장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생리다. 하지만 최근 IT기기 시장에 불고 있는 묻지마식 가격 인하 바람은 근본적인 대책도 대안도 아닌 미봉책일 뿐이다.
2000년대 중후반 엄청난 인기와 붐을 일으켰던 PMP시장은 그후 업계내 과도한 출혈경쟁과 저가 중국업체의 난립으로 결국 공멸의 뒤안길로 표표히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혁신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애플은 결코 '가격'을 무기로 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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