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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장수' 페루, 비료값 인상에 신바람

김기범 기자 입력 2010. 09. 03. 21:46 수정 2010. 09. 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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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법 늘며 매년 40%씩 증산19세기부터 국가재정에 한몫

페루 연안 바닷새들의 배설물이 페루 국가재정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바닷새 수백만마리의 배설물이 쌓여 형성된 퇴적층 구아노(Guano)가 유기농 비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 덕분이다.

1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아노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페루 연안에서는 모두 24개의 채취장에서 연간 3만t에 달하는 구아노가 생산되고 있다. 바닷새들의 배설물이 퇴적돼 형성되는 구아노는 인산 성분이 풍부해 유기농업에 적합한 천연비료이다. 페루 연안의 섬들에는 구아노 가마우지와 페루 뱁새, 펠리컨 등의 배설물이 수백m 높이로 쌓여 있는 구아노 퇴적층이 형성돼 있다.

페루에서 구아노를 채취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이다. 1840년대 구아노의 경제적 가치가 규명되고, 채취가 시작되면서 페루는 구아노를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해왔다. 구아노가 각국의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다 보니 이 천연비료를 둘러싼 전쟁도 벌어졌다. 1852년 미국은 페루가 구아노의 가격을 올리자 로보스 섬을 침공했고, 1865년 스페인이 친차 섬을 점령했던 것도 구아노 때문이었다. 전쟁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19세기 중반 이후 구아노의 수출은 페루 국가재정에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현재 구아노 산업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기농업이 확대되고, 화학비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8개월 동안으로 제한돼 있는 구아노 채취 시기가 되면 노동자들은 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 4시30분부터 50㎏ 무게의 구아노 포대를 등에 짊어지고 운반한다. 이들이 하루 아침에 나르는 구아노 포대는 120개에 달하며, 매일 100t의 구아노가 페루 연안에서 배에 선적되고 있다.

구아노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페루는 올해 채취량을 2만3000t 이상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페루 당국은 이 산업이 매년 40%씩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아노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페루 정부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닷새 보호이다. 과학자들은 구아노 가마우지 등 바닷새의 수가 먹이인 물고기 남획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페루 연안에 서식하는 바닷새 숫자는 구아노 산업이 가장 호황이었던 때의 6000만마리에서 현재 500만마리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페루 연안에서 매년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도 구아노 산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김기범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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