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패륜'..게임중독이 뭐길래

2010. 11. 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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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 새벽까지 게임 몰입 친구와 가족 대화로 충동조절장애 극복해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게임에 중독된 중학교 3학년생이 컴퓨터 게임을 하지 못하게 말리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16일 오전 7시30분 부산 남구 김모(43.여)씨 집 베란다 도시가스 배관에 전깃줄로 목을 매 숨진채로 발견된 김씨의 아들 A(15)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

경찰에 따르면 학업은 멀리한채 매일같이 컴퓨터 게임을 하던 A군은 게임을 말리던 어머니와 자주 말다툼을 벌였다.

A군의 아버지는 몇년 전부터 사실상 별거상태에서 중국에 머물면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사진관 보조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야 했기 때문에 A군을 통제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일터에서 돌아온 어머니가 게임을 못하게 말릴때마다 A군은 항상 거세게 저항했다.

A군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급기야 어머니에게 폭력까지 휘둘렀고 이러한 폐륜행위는 계속 반복됐다.

최근 A군이 빠진 컴퓨터 게임은 캐릭터가 전쟁에서 다양한 총기류로 공격하는 것으로 게임 중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군은 전문기관으로부터 컴퓨터 게임 치료 상담을 받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온 A군은 학업에는 취미가 없었고 수업중에도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도 자연히 떨어져 최하위를 맴돌았다.

학습부진아였지만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등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A군의 담임교사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머니를 살해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A군의 학교친구들도 자주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사이좋게 지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A군은 전학 이후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잠시 어울리는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곧장 집으로 들어가 식사와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빼고는 대부분 게임에 빠졌고 주말에는 새벽 2~3시까지 몰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최근 어머니와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도 했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A군의 어머니의 얼굴에 타박상과 목에 손톱에 긁힌 자국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사건당일에도 A군이 폭력을 행사했고 결국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정신과 김정구 교수는 "게임중독은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로서 원하는 것이 즉각적으로 충족되지 않으면, 행동화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은 충동조절이 어렵거나 현실감각을 잃기 쉽기 때문에 현실세계 속에서 친구나 가족들과의 대화와 격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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