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 F-15K 전자부품 3분의1 단종
공군 최신예 전투기인 F-15K의 항공전자계통 부품 가운데 3분의 1이 단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와 공군이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에게 제출한 'F-15K 항공전자계통 부품 단종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총 344건의 부품 중 102건(29.65%)이 단종됐다. 그간 군 일각에서 F-15K의 부품 단종 현상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지적은 제기돼 왔으나 단종 비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체의 절반 이상인 178개 부품은 한국 공군에서만 사용되는 '고유 부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품이 단종될 경우 수리 때 대체부품 조달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유지 보수에도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실제 KF-16 전투기 '한국 고유 부품'인 CIT(피아식별장치)의 2004년 개당 도입 가격은 7억3000만원, 정비단가는 1억2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단종된 이후 2009년 도입 가격은 34억5000만원으로 4.7배 증가했고, 정비단가도 3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F-15K가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FX사업)의 일환으로 현재도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군은 1차 FX사업으로 2008년까지 F-15K 40대를 들여오며 5조2000억원을 썼다. 또 2차 FX사업으로 올해 4대를 비롯해 2011년 12대, 2012년 5대 등 21대(2조9004억원 소요)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도입된 F-15K에서는 부품 단종에 따른 비행차질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비행불능건수율'(G-NORS=전체 전투기 비행시간 중 수리부품 부족으로 인한 비행불능 시간)이 F-15K 도입 초기인 2006년 6.38%에서 2007년 14.47%까지 2배 이상 치솟았고, 올해도 10월까지 10.23%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품 부족으로 고장난 항공기의 멀쩡한 부품을 다른 항공기 수리에 사용하는 '동류전용'(부품 돌려막기)도 크게 증가했다. F-15K 동류전용은 2006년 39건에서 지난해 418건까지 늘었다. 올해 9월 현재 234건에 달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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