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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이 못 뜨는 진짜 이유

입력 2010. 11. 23. 10:05 수정 2010. 11. 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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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디지털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CD에 담겨 팔리던 음악들은 디지털 음원으로, 테이프에 담겨 유통되던 영화 콘텐츠 역시 동영상 파일로 바뀌었다.

레코드점과 비디오 대여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콘텐츠를 공급하던 음반사와 영화사, 유통사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다음 희생양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책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과 예상에도 불구하고 전환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 책, 디지털에 대한 저항MP3나 PMP, 전자사전 등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난 기술과 더불어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뜨거운 관심과 성장세를 보인 것이 바로 우리나라다. 하지만 전자책은 아이리버의 MP3나 아이스테이션의 PMP 같은 성공 케이스가 눈에 딱히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책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아마존의 킨들은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가장 성공한 전자책의 모델로 꼽히고 있다.

전자책 업계의 노력이 부족해서일까? 사실 전자책에 대한 움직임은 꽤 있어왔다. 여러 e북 단말기들이 시장에 등장했고, 다소 공격적인 가격이라든가 콘텐츠 공급에 대한 의지를 비쳤고 일부 제품들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

전자책 부진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e잉크 단말기의 한계, 콘텐츠 공급 부족, 높은 가격, 불법 복제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새로 나온 책은 디지털보다 서점에 먼저 깔리고, 손 안에 들어오지도 않는 아주 작은 용량의 콘텐츠 가격은 아직 받아들이기에 비싸다. 그 작은 용량 때문에 불법 복제가 용이해 출판사들도 유통을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잃어버린 책 읽기 습관, 디지털화의 적다소 낯선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책 읽는 습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전자책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드웨어부터 콘텐츠, 유통에 걸쳐 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즉흥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즐기면서 집중력을 갖고 책을 읽는 습관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MP3 플레이어나 PMP는 낮은 성능이나 비싼 가격, 배터리 성능 등 초기에 온갖 지적받을 단점들을 떠안고 있었지만 폭발적인 수요와 함께 아주 빠르게 시장을 휩쓸어버렸다.

가지고 있는 이들은 아주 유용하게 써 왔고, 주변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전자책은 그 반대다. '저걸 왜 샀지?'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소니 PSP, 닌텐도 DS 등의 휴대용 장치들이 보급되면서 지하철, 버스에서 책 읽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많은 이들이 휴대폰, 게임기, PMP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단말기들로 전자책 등을 읽고 있는 이들도 간혹 볼 수 있지만 그 내용은 대체로 불법으로 내려 받은 텍스트 파일이 차지하고 있다.

묘하게도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증거는 불법복제와도 연관이 있다. 새로 나온 음반이나 영화는 무엇보다 빨리 인터넷에 풀린다. 하지만 새로 나온 책의 불법복제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용자 층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PDA나 스마트폰으로 텍스트 파일을 읽던 7~8년 전까지만 해도 책을 스캔하거나 팀을 짜서 책을 타이핑해 통째로 베껴낸 텍스트 파일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록 불법이지만 공급하는 이도, 이용하는 이도 단지 공짜로 책을 보겠다는 것보다 디지털 단말기를 활용해 책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하지만 시장은 전자책 판매에 관심이 없었고 일부 이용자들이 복제해서 보는 책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휴대용 단말기의 성능이 좋아지며 텍스트 콘텐츠 외에 음악, 동영상, 인터넷 등으로 좀 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며 책을 읽는 것은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 이는 비단 전자책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 책 판매량과 1인당 독서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전자책의 보급이나 콘텐츠 공급 등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불법 복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만큼 가격도 싼 편이다.

CD 판매량은 줄었지만 음악 콘텐츠는 더 늘었고, 비디오를 빌려 보는 인구가 줄었어도 여전히 영화와 드라마 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다. 책을 읽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전자책 보급에 가장 적신호가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책이 그 해결책으로하지만 근래 들어 약간의 변화가 다시 보이고 있다. 태블릿 때문이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아이폰, 갤럭시 탭 등의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전자책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은 자극이 된 것이다.

색색으로 꾸며진 일러스트가 함께 들어간 동화책, 고해상도 화면에 펼쳐지는 잡지 등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 예로 아이패드는 국내에 출시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야 말로 공항 세관에 쏟아져 들어온다고 표현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 아이패드들의 상당수는 전자책 등 읽을 콘텐츠의 개발을 위한 제품이었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갤럭시탭 등 태블릿 역시 전자책을 중요한 콘텐츠로 꼽고 있다.

전자책의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패드용 전자책은 꽤 인기 있는 편이고 구하기 어렵지만 텍스트로 된 여러 책들을 읽는 이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잡지나 교육용 콘텐츠도 태블릿을 이용한 전자책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인터파크 비스킷이나 아이리버 스토리, 아마존 킨들 등이 다시 주목받는 것도 요즘의 분위기다. 이렇게 읽을 매체가 바뀌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출판 업계가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순간 글자만 빼곡한 책을 읽는 데 익숙해지지는 않겠지만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고 그를 통해 유통되는 빠르고 다양한 읽을거리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지 손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그에 따른 책 읽기와 책 유통에 대한 습관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전자책 단말기 업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더 편하면서 폭 넓은 콘텐츠 공급을 약속해야 한다. e잉크든 LCD든 전자책 콘텐츠가 중요한 킬러 콘텐츠로 인정받는 것이 시급하다. 출판 시장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손에 책을 들지 않는 습관이 전자책 시장에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다.

음악이나 영상 콘텐츠가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겪은 진통들을 되돌아보고 막연히 책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보다 전자책으로 시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가격경쟁은 줄이되 실제 손 안에 들어오는 것이 없는 콘텐츠에 인색한 이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화려한 게임과 영상, 인터넷에 밀려난 책 읽기 습관을 이미 퍼져 있는 다양한 단말기들을 이용해 퍼뜨리고 어떤 형태로든 책의 중요성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전자책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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