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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 구글, 현금 13조원의 힘

입력 2010. 12. 20. 17:05 수정 2010. 12. 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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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구글이 무차별 인수ㆍ합병(M&A)에 나서고 있다. 19일 미국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구글이 인수한 기업은 32개에 이른다. 매월 2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한 셈이며 인수 비용으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쏟아부었다.

구글의 이 같은 공격적인 인수ㆍ합병 배경은 풍부한 자금력이다. 구글은 3분기 기준으로 112억6000만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3개월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까지 포함하면 무려 333억8000만달러(약 38조원)를 동원할 수 있다. 이익잉여금도 258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구글은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ㆍ합병 시장에서 깜짝 놀랄 만한 가격을 제시하며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지난 15개월 동안 인수한 기업들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모바일 광고회사인 애드몹(AdMob)과 항공료 검색회사 ITA소프트웨어를 꼽을 수 있다. 구글은 이들 기업 인수에 각각 7억5000만달러와 7억달러를 지불했다.

구글 인수ㆍ합병의 특징은 IT분야 내에서는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이 인수한 기업에는 소셜네트워킹 업체인 슬라이드닷컴(Slide.com) 잼불(Jambool) 소셜데크(Social Deck)와 비디오 관련 기업인 온2(On2), 음악스트리밍 소프트웨어 업체인 심플리파이 미디어(Simblify Media), 인터넷 광고업체인 테라센트(Teracent) 등이 포함됐다.

구글이 공격적인 인수ㆍ합병에 나서는 것은 독자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M&A에 나서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구글은 1998년 창립 이후 70여 건의 M&A를 성사시켰다.

검색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은 모두 M&A를 통해 진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유튜브(사용자 제작 콘텐츠) 피카사(이미징 소프트웨어) 구글어스(위성영상지도 서비스) 구글 크롬(웹 브라우저) 등 구글의 대표적인 비검색 분야 서비스들은 모두 구글이 벤처기업들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깜작 놀랄 만한' M&A 전략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을 인수하기 위해 전문가들 평가보다 3~6배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서도 인수에 실패했다. 그루폰은 2008년 시카고에서 설립된 이후 2년 만에 31개국 35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기업으로 기업가치는 10억~20억달러로 추정됐다. 구글은 이 회사를 사들이기 위해 60억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그루폰처럼 M&A에 응하지 않는 소극적인 회사도 있지만 구글의 M&A 전략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회사들도 적지 않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은 구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검색엔진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결합시킨 서비스를 선보였다. MS의 검색엔진 '빙'과 페이스북 데이터를 결합시킨 개인화 검색서비스인 '빙 소셜(Bing Social)'이 그것이다.

업계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견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의 ITA 인수와 관련해 독점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온라인 여행업계는 구글의 ITA 소프트웨어 인수에 반대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해 왔다.

공격적인 M&A에 따른 문제는 구글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에 M&A된 신생기업의 유명 임직원들이 구글을 떠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튜브의 공동창업자 채드 헐리, 애드몹 창업자 오마르 하무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상당수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으로 옮겨갔다.

또 공격적인 M&A가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문제다. 검색에 기반한 온라인 광고 매출이 여전히 구글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글은 M&A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PC운영체제(OS), 유통, 통신, 출판, 부동산, 광고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영토 확장을 통해 모든 것이 구글로 연결되는 '구글라이제이션'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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