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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차라리 반납하겠다"

입력 2010. 12. 24. 17:13 수정 2010. 12.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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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모 기업에 다니는 A씨는 출퇴근 시간이 지긋지긋하다. 심각한 교통체증 때문이다. 여수 소호동에 위치한 회사 사택에서 거주하는 A씨는 "러시아워 시간대에 걸리면 30분 이상 더 지체된다"고 하소연했다.

가장 심각한 곳이 전남 여수시 여천동 석창교차로다. 지난 21일 오전 7시 40분. 이곳은 여수 도심에서 산단으로 진입하려는 대형 트레일러, 덤프트럭, 승용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 신호 없이 통행이 가능하도록 입체교차로(1.05㎞)로 만드는 데 215억원이 필요하다.

같은 시간 여수버스터미널에서 박람회장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차량들로 가득 찼다. 이곳은 여수 지역 대표적 관광지인 오동도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왕복 6차로에서 갑자기 3차로로 좁아지는 도로다.

여수시는 이 구간(2.8㎞)을 왕복 4차로로 넓히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공사비는 396억원이다.

서태민 여수시 박람회지원팀장은 "여수세계박람회 기간에 도로 사정이 가장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두 곳"이라며 "지방비로는 도저히 불가능한데 정부가 이를 외면해 특별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이어 "빚을 내 사업을 하려고 해도 재정자립도 대비 부채가 많아 지방채 130억원을 얻는 데 그쳤다"고 토로했다.

500여 일 남은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교통 관련 예산을 대거 제외해 박람회 기간에 교통대란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24일 여수시에 따르면 정부에 박람회 관련 예산 2852억원을 요청했으나 841억원만 배정됐다.

세부 항목을 보면 박람회장 진입 시내도로망 확충 사업비 1052억원, 박람회장 내 크루즈부두 추가 신설 사업비 100억원, 여수공항 활주로 400m 연장 사업비 700억원, 이순신 대교(광양~여수) 2011년 1000억원 추가 지원 등이다. 이 중 이순신 대교 500억원만 책정되고 나머지 3개 사업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감사원도 '2012여수세계박람회 준비실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서 박람회 개최 이전까지 준공할 수 있도록 국고 지원과 관련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통보했다.

장동구 여수시 박람회홍보팀장은 "정부가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은 것은 국제적 망신이고 이순신 대교가 개통되지 않으면 여수로 들어가는 유일한 진입로인 국도 17호선은 박람회 기간에 주차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 89개가 모여 '여수시민비상대책위원회'를 최근 구성했다.

여수비대위는 정부가 내년 초에 진행될 1차 추경 때 예산을 반영해 주지 않으면 박람회를 반납하거나 보류하는 방향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사업을 발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시내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은 기본적으로 시비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 = 박진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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