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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새로운 10년, 새로운 도전] 2020 통일한국 가상 시나리오

입력 2011. 01. 06. 21:07 수정 2011. 01. 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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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없이 허문 남북 경계… 사회·경제적 갈등 '재앙' 속으로

북한, 다시 말해 분단 상황은 전 세계 주요 경제 중 우리만이 갖고 있는 고유변수. 동시에 우리 경제의 근간까지 흔들 수 있는 위험요소다. 어느새 익숙해진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거치며 향후 10년간은 차원이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 여기에 언제, 어떻게 올 지 모를 통일 변수까지 더하면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다. 특히 준비 없이 맞는 통일은 곧 '재앙'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도움을 받아 향후 10년 내 예기치 않은 통일을 맞을 경우 펼쳐질 통일 한국의 유력한 두 풍경을 가상 시나리오로 그려 본다.

#. 시나리오 1- 독일식 흡수통일

北SOC·주택 공급 등 수백조 비용에 주식시장 동요세금 인상·실업자 홍수… 연일 대규모 시위로 '혼돈'

2020년 1월초 서울. 통일 한국의 수도는 연일 축제 분위기다. 경제난으로 인한 북한 내부의 체제분열로 휴전선이 무너지면서 한반도는 통일을 맞았다. 이제 몇 남지 않았지만 이산 1세대는 꿈에 그리던 귀향을, 국민들은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기대하며 환호했다.

2월. 하지만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했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차츰 우려로 바뀌었다. 정부는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3~4% 정도면 북한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민간연구기관들은 "턱도 없는 얘기"란 반응을 보였다.

고철이나 다름없는 북한의 도로, 철도, 항만, 전력망 교체에만 수십조원이 들어갈 판. 2,000만이 넘는 북한주민에게 장기 임대주택 300만~400만호를 공급하는 데만도 400조~600조원의 자금이 예상된다. 여기에 1인당 국민소득이 남한의 5%에 불과한 북한 소득수준을 최소 절반까지라도 끌어올리려면 수십년간 매년 200조~300조원씩의 통일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무성하다.

3월 들어 언론이 연일 한국의 불확실한 미래상을 보도하자 주식시장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외국인들은 계속 한국주식을 팔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통일비용을 메우려면 각종 세금 인상과 함께 복지ㆍ의료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난무한다. "북한의 저임 노동력이 경제의 새 활력이 될 것"이란 정부의 청사진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되며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한다. 국내외에서 제2의 외환위기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8월, 통일문서가 정식 서명되자 기업들은 다투어 북한에 진출하지만 1,020만명(1994년 기준)에 이르는 북한 노동력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170만명의 기술자 역시 남한 기준에서는 '재교육' 대상. 북한 실업률은 순식간에 30%를 훌쩍 넘고, 300만이 넘는 주민이 일자리를 찾아 대거 남하한다. 하지만 남한 역시 이미 만성적인 청ㆍ노년실업에 여력이 없는 상태. 북한 출신 노숙자가 서울 시내 곳곳에 넘칠 지경이다.

10월. 사회 갈등은 점점 고조된다. 일자리도 없고, 일을 구했다 해도 남한경제의 최하위층을 형성하게 된 북한주민들의 불만들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남한 주민들 역시 경기침체에 북한주민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까지 겹치면서, 통일의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정부 지지도는 급락하고 도시 곳곳에서 연일 대규모 시위가 반복된다. 벌써부터 극좌와 극우 정당 창당 움직임이 일고 영호남 갈등을 능가하는 남북간 지역갈등이 표면화되며 한국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준비 없는 통일의 후유증은 커지기만 한다.

#. 시나리오 2- 경제분할 단계적 통일

한국 정부의 파격지원에 中등 각국 대규모 투자빈부격차·투기 광풍 등 자본주의 부작용 '속수무책'

2020년 8월 평양. 도시 곳곳은 흡사 거대한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도심 공터마다 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주석궁을 비롯한 옛 북한 정권의 행정기관들은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급한 대로 상가로 변신한 건물마다에는 유흥주점 등 자본주의형 상점이 들어서고 주민들은 공사장 인부에서부터 외국계 기업의 사무보조원까지 새 일자리 적응에 바쁘다.

2019년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후, 북한 정권이 통일에 합의하자 남한 정부는 세계를 깜짝 놀래킬 결단을 내렸다. 천문학적 통일비용이 남북한 경제의 공멸을 불러오리라는 판단 하에, 국제사회가 북한경제 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이른바 '경제분할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 정치ㆍ행정 상의 주권은 남한이 흡수통일하되 경제 개발에는 6자 회담 참여국과 유럽연합 등을 끌어들이는 아이디어다. 평양을 포함한 평안도 지역을 할당 받은 중국은 토지 무상임대, 파격 세제혜택 등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해 독자적인 대규모 산업벨트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물론 여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정부의 북한 개발계획에 야당은 "또 다른 분단과 식민지화를 초래할 매국 정책"이라?대통령 탄핵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여당은 "이것만이 재앙을 피할 유일한 대안"이라며 결국 법안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중국 등이 한국의 제안에 선뜻 응한 것은 북한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 골드만삭스 보고서(2009년) 등에 따르면 평양 인근에만 3조7,000억달러 규모의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다. 최대 230억 배럴의 석유매장량은 세계 20위 인도네시아에 버금간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 여기에 남한의 20분의1 수준인 북한 임금은 세계적인 제조업 기지의 인프라로 매력이 충분했다.

한편에선 자본주의화의 부작용도 속속 터져 나왔다. 급속한 산업화와 자본유입에 따라 북한에도 새로운 계층이 형성됐다. 신 자본가 계층을 중심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적응에 실패한 주민들은 대도시마다 거대한 슬럼가를 형성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익숙치 못한 사람들을 상대로 한 각종 사기도 횡행하는 상황. 새로운 토지법 시행에 따른 토지 소유권 분쟁과 북한 전 지역에 걸친 부동산 투기 광풍은 정부의 긴급 주거안정 정책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곳곳에서 준비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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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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