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겨레

'국가가 주는 월급' 기본소득제 논의 확산

입력 2011. 01. 23. 22:10 수정 2011. 01. 24. 08:41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겨레] 구성원들에 일정소득 보장

브라질·프랑스 이미 실행중

국내서도 내달 보고서 나와

창간 22돌 기획 대논쟁한국사회 미래를 말하다3부 정책을 말하다-경제③진보의 새길을 묻자

분배 불평등 극복대안

최근 정치권에서 활발한 복지 논쟁과 별개로, 일부 진보적 학자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차츰 공감대를 넓혀가는 복지 관련 화두가 하나 있다. 바로 '기본소득'(Basic Income)이다. 기본소득은 복지에 비판적인 쪽으로부터는 극단적 사례로 폄훼되지만,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기존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본소득 제도란 일반적으로 소득의 원천인 일자리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권리로서 보장하자는 것이다. 말 그대로 국가가 주는 월급인 셈이다. 영국 노동당 정부의 '아동신탁기금'(CTF)이나 미국 여러 주에서 시행중인 '개인발달계좌'(IDA) 등도 넓은 의미의 기본소득으로 묶일 수 있다.

브라질 등 일부 나라에선 빈곤 대책의 하나로 기본소득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퇴임한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보우사 파밀리아'란 이름으로 월 소득 137헤알(8만원) 이하 빈곤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시민소득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양극화 해소와 성장잠재력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과잉복지는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정작 기본소득 논의가 다시 불붙은 건 금융위기 뒤 성장세가 둔화하면서부터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등 전통적으로 '복지병 환자'라 불리던 선진국에서 사회개혁의 화두로 떠오른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프랑스에선 2009년부터 기존의 '극빈층 생활지원금'(RMI)이 기본소득의 초기 형태라 할 수 있는 '적극적 연대수당'(RSA)으로 단계적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미 좌파 정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정치연대'가 형성돼 있는 독일에선 기본소득이 내년 가을 총선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국내에서도 기본소득 논의는 차츰 속도를 내고 있다. 2009년 첫 연구보고서를 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다음달 이를 보완한 결과물을 다시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안은 연령과 성,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연 300만원(월 25만원, 2009년 기준)씩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이 안을 따를 경우 한 해 약 146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안은 소득세와 상속·증여세 등 직접세 69조8000억원을 비롯해, 토지세(30조) 도입과 이자소득세(12조7000억원) 및 배당소득세(5조5400억원) 확충을 통해 모두 223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우성 기자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