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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준 따른 나랏빚 공개..반쪽 재정통계 논란

윤진섭 입력 2011. 01. 26. 15:01 수정 2011. 01. 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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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개혁 신호탄..2001년 이후 10여년만에 발생주의 전환145개 공공기관 빚 포함..LH·수공 빚 제외 논란 불거질 듯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채를 국가 부채로 볼 것인가? 말 것인가? 국가부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LH 부채의 국가부채 포함 논란이 재현될 조짐이다.

기획재정부가 재정통계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LH와 수공을 비롯해 국민연금 등 그동안 잠재적 국가 부채로 분류됐던 것을 제외키로 했기 때문이다.

◇ 국가재정에 위험 요소 미리 대비..발생주의 회계 전환

LH나 한국수자원공사, 국민연금 충당부채 등의 논란이 불거진 데는 정부가 올해부터 국가 채무를 다루는 재정통계를 기존 현금주의에서 기업에서 쓰는 것과 같은 발생주의로 변경하기 때문이다.

발생주의 회계란 현금을 주고받는 행위가 있을 때만 회계처리를 하는 현금주의와 달리 수익이 실현되거나 비용이 발생했을 때 현금 수수가 없더라도 회계처리를 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발생주의 회계로 바꾸는 데는 공공기관 부실이나 고령화 등 미래에 국가 재정에 위험 요인을 미리 인식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성격이 짙다. 또 나라빚 규모를 비교적 솔직히 보여주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발생주의 회계를 도입하는 순간 그동안 포함되지 않았던 빚이 공개되면서 덩달아 나라빚 규모도 크게 커진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가 기준을 제시한 이래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걸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재정통계 개편은 노무현 정부 때 2011년 회계연도부터 도입키로 하고, 결국 현 정부가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다.

◇ 재정개혁 첫 시발점..145개 공공기관 등 국가부채 편입

이번 재정통계 개편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국가채무로 분류되지 않던 비영리 공공기관(총 282개 중 145개)의 빚을 새롭게 국가부채에 포함시킨 것이다. 정부는 생산원가 대비 매출이 50%를 밑돌아 사실상 정부 일을 대행만 하는 공공기관 빚을 국가채무에 편입시켰다.

따라서 도로교통공단, 에너지 관리공단 등 총 145개 비영리 기관이 안고 있는 빚은 국가 채무에 편입돼 회계처리가 이뤄진다. 또한 기존에 잡히지 않던 미지급금, 선수금, 예수금을비롯해 고정자산 감가상각비 등도 새 기준에 따라 나라빚에 포함시켰다. 또 각종 구조조정기금,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민간관리기금 20개도 국가부채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국가 재정통계 범위는 일반회계, 특별회계(18개), 기금(정부관리기금 40개)에서 일반회계, 특별회계(15개), 기금(정부관리기금 40개+민간관리기금 20개), 비영리공공기관(145개)로 재편성된다.

◇ 끝나지 않은 논란..LH·수공 부채, 공적연금 충당부채 제외

이번 재정통계는 부채가 많은 주요 공공기관이나 공적연금 충당부채를 제외시켰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재정통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 공기업인 LH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부채 117조3000억원, 부채비율 523%로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LH는 정부가 예산편성을 통해 3조3000억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사실상 국가부채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공공기관이다. 하지만 정부는 LH가 원가보상률이 50%를 웃돌아 사실상 자생력 있는 기관이란 점을 이유로 국가채무 편입에서 제외시켰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의 충당부채를 일반정부 부채에서 제외한 것 역시 논란 거리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정부가 고용주체로서 퇴직급여 등에 드는 비용의 부족한 금액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연금 충당부채는 지급 시기나 금액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부채로, '국가회계기준에 관한 규칙'(21조)은 장기충당부채에 연금 충당부채를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재정통계 개편안에서 연금 충당부채를 일반정부 부채로 포함시키지 않고, 국가 자산과 부채를 표기하는 재정 상태표에만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2001년 정부재정통계기준(GFS)에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이를 시행하는 국가는 1~2개국에 그친다"며 "우리나라만 굳이 재정통계에 포함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재 국가채무로 분류된 국민연금 등이 보유한 국채 등이 발생주의 회계 적용에 따라 내부거래로 분류돼 국가채무에서 빠지는 것 역시 국가채무 착시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내부거래란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국공채처럼 정부 내 활동으로 볼 수 있는 거래에서 채권, 채무 관계가 생긴 것으로 현금주의 방식에서는 국가채무에 포함된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채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90조5000억 원에 달해, 이 수치만 적용해도 당장 국가부채에서 100조원 정도가 빠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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