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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꿈은 '모바일 플랫폼 3강 구축'

입력 2011.02.18. 10:32 수정 2011.02.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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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2월 11일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에 대해 많은 뒷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MWC가 열리고 있는 바르셀로나에서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분야 제휴에 대한 이슈는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노키아 CEO 스티븐 엘롭(Stephen Elop)은 MWC가 열리기 전날인 13일 일요일 저녁 바르셀로나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가 아닌 윈도폰7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노키아가 안드로이드가 아닌 윈도폰7을 전략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선택한 이유는 양강(Duopoly)보다는 3강 체제가 모바일 생태계를 위해 더 낫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구글·노키아와 애플의 구도보다는 구글, 애플, 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 구도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노키아는 이번 제휴를 통해 윈도폰7을 라이선스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 OEM 비용을 지불하고 대신 노키아는 MS의 검색엔진과 광고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얻으며 결과적으로는 내부 운영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언제 첫 윈도폰7이 출시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에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함께 배석한 노키아 부사장 조 할로우(Jo Harlow)는 심비안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며 투자 비중을 점점 윈도폰7로 늘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고(MeeGo)에 대한 언급은 짧았는데 올 하반기에 첫 미고 탑재폰을 내놓을 계획이며 미고의 미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고는 차세대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가져갈 것이라고만 밝히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스티븐 엘롭이 소위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로 보낸 트로이의 목마가 아닌가 하는 비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이미 노키아 이사회는 자신의 의사와 크게 상관없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7을 주요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채택한 것 외에도 자사의 오비맵(Ovi Map)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에 빙(Bing) 검색엔진 사용을 허용했다. 또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비스토어를 마이크로소프트 마켓플레이스에 통합하기로 했다. 단순 플랫폼 채용 수준을 넘어서는 협력을 선언한 것이다.

스티븐 엘롭의 말처럼 구글, 애플의 양강 체제를 3강 체제로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편에 섰다는 발언은 순순히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수긍은 된다.

만일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뛰어들었다면 노키아 스스로가 후발주자가 되어 삼성전자, LG전자, HTC,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포진한 곳에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은 상황이 좀 다르다. 작년 말에야 시장에 출시되었고 아직 뚜렷한 시장 강자가 없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단말기 제조사가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이 플랫폼을 가져가서 단말기를 개발하고는 있지만 안드로이드에 주력하느라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윈도폰7은 시장에 나왔지만 지원 단말기가 다양하지 못하고 제조사들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서 점유율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노키아가 봤을 때 만만한 상대는 구글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

안드로이드와 iOS와 상대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성능의 하드웨어 보다는 플랫폼 경쟁, 소프트웨어(App), 서비스 경쟁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2등과의 제휴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5등에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많다. 노키아가 왜 윈도폰7을 택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양사의 제휴 당일 노키아 내부에서는 반발이 있었다. 핀란드 공장에서는 노키아가 심비안을 버린데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일부 근로자들이 일을 중단하고 공장 밖으로 걸어서 나오는 시위를 벌였다.

핀란드 남부도시 탐피어(Tampere)시의 노키아 공장 근로자들은 대략 3,000여명 정도인데 이들의 절반가량은 심비안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당장 이번 제휴 발표에서 감원에 대한 내용은 없었지만 자신들의 운명이 심비안과 함께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OS를 주력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경쟁사 소니에릭슨은 이번 양사의 제휴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CEO 버트 노드버그(Bert Nordberg)는 노키아가 안드로이드가 아닌 윈도폰7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제조사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발언이었다.

만일 노키아가 안드로이드폰 시장에 뛰어든다면 더욱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 하락에 대한 압박도 커졌을 것이라며 노키아가 윈도폰7을 채택한 것은 자신들을 비롯한 경쟁자들에게는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니에릭슨은 작년에 심비안 재단에서 탈퇴했다.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7을 주요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결정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iOS, 윈도폰7으로의 플랫폼 3강 체제 구축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RIM의 블랙베리는 현재까지는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노키아가 윈도폰7에 주력하게 되면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만일 계속해서 RIM이 시장에서 밀리는 경우 인수한 QNX를 이용하여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시킬 여지도 충분히 있다. QNX 기반의 블랙베리 태블릿 OS를 탑재한 플레이북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시장 판도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기존 블랙베리 OS를 오픈 플랫폼으로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제조하려던 주요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앞날에 변수가 될 것이다. 거인 노키아가 윈도폰7에 주력하게 되면 주요 제조사들은 오히려 안드로이드 OS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최악의 경우 윈도폰7 진영엔 노키아만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인 제휴는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가 희망하듯 안드로이드, iOS와 더불어 윈도폰7이 3강 체제로 구축될지 아니면 하위권으로의 추락을 가속화시킬 소재가 될지에 대한 결과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박병근 버즈리포터(cuse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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