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시민이 친노라고? 이유를 모르겠다"

주진우 기자 ace@sisain.co.kr 입력 2011.02.24. 13:33 수정 2011.02.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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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이 기사는 지난 2월14일 배포된 시사IN 179호에 실린 것입니다. 시사IN은 정기독자를 배려하기 위해 지면에 실린 기사를 온라인(sisainlive.com)에 공개하는 데 시차를 두고 있습니다. 한편 시사IN이 시중에 배포된 뒤 기사가 논란이 되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2월18일 인터넷 카페인 '강용사(강금원으로부터 살아감에 용기를 얻는 사람들의 모임)' 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 글을 기사 원문과 함께 아래 상자에 붙입니다.

"강금원 회장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구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59)에게 항상 면목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 퇴임 후 두 사람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강 회장이 구속된다. 노 전 대통령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얼마 후 노 전 대통령은 목숨을 던졌다. 장례식장에서 강 회장은 자신이 옆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서럽게 울었다.

노 대통령 서거 후 대외 활동을 접었던 강금원 회장이 최근 연구소를 설립했다. 아직 간판도 없고 명함도 없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딩에 있는 연구소에서 강씨를 만났다. 연구소에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관련 인사와 정책전문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시사IN 안희태 서울 논현동에 연구소를 연 강금원 회장. 연구소에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여러 정책 전문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가?

형무소에 가보니 나라에서 배불리 밥도 먹게 해주고 춥지 않게 재워주더라.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보니 아직도 굶어 죽고, 얼어 죽는 사람이 있다. 불행한 일이다. 요즈음은 어떻게 하면 좋은 세상을 만들까 고민하고 있다.

정치를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정치에는 관심 없다. 장관이든 총리든 국회의원이든 하려면 예전에 했지. 부산에 살 때는 억울했다. 우리 지역 사람이면 독재해도 괜찮다는 식이고…. 그건 아니다. 국가 대사를 지역감정으로 풀어가서는 안 된다. 지역감정이 아닌 정책 대결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많이 만났지만 왜 정치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들은 적이 없다. 어떻게 정치할 거냐고 물으면 입을 닫는다. 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걸 들어줘야 한다. 특히 주택·교육·복지 문제를 어떻게 풀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권양숙 여사와 유럽을 다녀왔다.

권 여사뿐 아니라 연구소 팀원들과 함께 17일 정도 유럽 각국을 돌면서 복지와 교육 현장을 보고 왔다. 영국·스웨덴·노르웨이·프랑스·오스트리아 등지를 돌아다녔다. 영어로 먹고 사는 나라도 아닌데 영어로 대학 가고, 취직을 정하는 것은 미친 짓 같다. 서울대 수석 졸업생도 아이큐 80인 미국 사람보다 영어를 잘할 수는 없다. 수만명이 넘는 유능한 박사 실업자가 있다.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지방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1조~2조원 예산으로 가능하다. 또 가정의 23.5%가 나 홀로 가구이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땅을 확보해서 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지어줄 수 있다. 약 5조원이면 된다. 4대강 예산을 줄이면 간단해진다. 강물은 흘러야지 인위적으로 댐을 만들면 썩기 마련이다.

너무 이상주의적인 생각 아닌가?

세금 문제에 관해서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대안도 마련해두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법에서 삼성을 상속하려면 삼성 재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안 내면 검찰이 뒤져야 한다. 그런데 삼성은 괜찮다. 이게 우리나라 법이다. 주식회사법을 개혁하면 재원 마련이 어렵지 않다. 그러면 부자들도 웃으면서 세금을 낼 수 있다. 외국은 다 그렇게 한다. 난 부자니까 세금 덜 내면 좋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그 사람들 덕에 돈 버는 것이니까 상당 부분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그것이 노 대통령 생각이었고 유러피언 드림이다.

노 대통령은 재임 시 꿈은 원대했지만 실행은 더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이 대통령은 무엇이든 하긴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여러 가지 검토해서 공익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가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잘못한 거 시인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원칙도 없는 사람이다. 국민 생활을 바꾸려고 어떤 것을 시도했나? 선진국으로 끌어올리려고 한 게 뭐 있나? 하나도 못 찾겠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핵심적인 것을 해야 한다. 청계천 복구한 거 말고 더 있나. 경제를 살렸다는데 그것도 사기다. 지금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인데, 이명박 정부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환율 정책은 사기다. 환율이 오르면 기업은 좋지만 나라는 망한다. 지금 물가만 엄청 올랐다.

그래도 이 대통령은 노 대통령 재임 때보다 지지율이 높다.

민주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식한 사람들끼리 싸움만 한다.

만약 노 대통령이 지금 다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면 무엇을 조언하겠나.

검찰은 확실히 개혁해야 한다. 우리 제도가 검찰이 나쁜 짓 하기 좋게 되어 있다. 검찰 기소독점권은 굉장히 위험하다. 검찰이 사람을 잡으려고 온갖 악행을 다 한다. 그런 짓 해서 진급하는 건 깡패 조직이지 검찰 조직이 아니다. 참여정부 땐 이런 짓 안 했다.

연구소를 세운 것은 노 대통령의 유지인가?

대체로 그렇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과의 관계·약속·양심 이런 게 있다. 우리 자식한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집 걱정 때문에 평생 고생하는 건 곤란하다. 특정 학교를 나와야 출세하는 것도 곤란하다. 이런 생각으로 연구소에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원하면 정책을 주겠다. 정책 대결로 국민이 표를 주는 구체적인 방식의 정치에 대해서 연구 중이다. 자식한테 돈 물려주는 대신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돈을 쓰고 싶다.

친노 정당인 국민참여당이 있는데 따로 연구소를 차린 까닭은 무엇인가?

국민참여당이 친노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시민은 친노 아니다. 어떻게 해서 유시민이 친노 핵심으로 분류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안)희정이도, (이)광재도 유시민을 친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었다. 유시민이 어떻게 친노가 된 거냐고 물으니까, 노 대통령이 "유시민은 우리 편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더라. 우리 편은 아니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인정한다고 했다. 재임 중에도,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유시민은 우리와 그 무엇도 상의한 적이 없고 자기 마음대로 갔다. 대통령도 그런 면을 싫어했다. 남을 위해 정치를 해야지 나를 위한 정치는 곤란하다.

그래도 노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의 관계는 김근태·정동영 전 장관과는 다르지 않나?

김근태·정동영과의 관계 이하라고 본다.

혹시 노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던 사람들 중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연구소를 만든 것은 아닌가?

이제 그럴 이유가 없다. 왕년에는 어려운 사람들, 앞으로 커나갈 사람들이 잘되기를 원했고, 도왔다. 지금은 홀로 서라고 하는 입장이다. 지금은 더 적극적으로 내가 나서고 있다.

이제 막 문을 연 연구소가 큰 의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일을 하는 건데, 권양숙 여사나 노건호씨 등 노 대통령 가족이 함께하는가?

노 대통령과 교감하고 행동했던 것이지 가족들하고 상의하거나 같이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권 여사님과 유럽과 미국에 같이 간 건 추모관 건립 형태나 운영 실태를 보고 싶어서였다. 정략적·정책적으로 같이 하겠다는 것 아니다. 권 여사님은 내가 평생 지켜줘야 할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이다. 세상일에 대해선 잊고 살라고 하는 쪽이다. 대통령의 영광과 특혜를 얻어 쓰고 지금도 대통령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분들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다.

(아래는 강금원 회장이 2월18일 인터넷 카페에 밝힌 입장입니다.)시사인'과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유시민 원장에 대한 언급과 관련하여 다소의 논란이 있어서 저의 입장을 설명하고자 합니다.우선 이 내용은 제가 작정을 하고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주택, 교육, 복지 정책에 대한 인터뷰 도중 다른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참고로 이야기했던 것이 인터뷰의 주된 내용인 것처럼 보도가 되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유시민은 친노 아니다'라는 언급은 유시민 원장의 경우 안희정 지사나 이광재 전 지사처럼 오래도록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동고동락을 같이해온 핵심 그룹은 아니었다는 단순한 뜻의 이야기입니다.그리고 유시민 원장은 항상 친노 전체의 상의도 없이 통보하는 자세로 일관해옴으로써 친노진영의 분열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러므로서 작금의 분열에 대해 심각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국민참여당이 창당되는 과정에서 저는 새로운 당의 창당이 우리 진영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이러한 입장을 적극 설명했고 또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설득에 실패했습니다.저는 우리가 분열된 상태로는 각종 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실현하는 일도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작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저는 국민참여당 지도부와 유시민 원장이 있는 자리에서 유시민 원장이 경기도 지사에 출마하게 되면 실패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으며, 고집을 부려 출마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에 대한 섭섭한 마음에서 질타를 하게 된 것이며 향후 우리는 이런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 삼아야 할 것입니다.저는 지금도 친노 새로운 정치의 분열된 모습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논란이 된 언급은 이런 저의 심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오해 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주진우 기자 /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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