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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론스타,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

입력 2011. 03. 10. 21:40 수정 2011. 03. 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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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감자여건 안 갖췄으면서 '검토' 발표해 주가급락"

외환은 매각에 직접영향 없어…집단손배소 가능성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싼값에 외환카드를 흡수합병하려고 허위 감자설을 퍼뜨려 외환카드의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계획인데, '먹튀' 논란에 이어 론스타의 도덕성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0일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61)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나서 두 달 뒤인 2003년 11월, 외환은행 이사회는 부실덩어리로 전락한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합병하기로 하고, "향후 외환카드의 감자 계획 등이 검토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자회견에서도 외환은행장 직무대행이 직접 나와 "감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감자설이 나오자 외환카드의 주가는 주당 5400원에서 255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외환은행 이사회는 기자회견 1주일만에 감자 없이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2006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및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실제 감자를 실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론스타 쪽의 감자 검토 발표는 주가를 떨어뜨려 합병 비용을 낮추려는 허위사실 유포"라며 유 대표와 외환은행 등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유 대표 등이 주가조작을 통해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주식 매수비용 123억원 등 모두 223억여원의 이득을 봤다며, 유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고의영)는 "이사회에서 감자가 언급됐다"는 등의 이유로 대법원 판례와 달리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주식매수 가격을 줄이고 외환카드 주주들에게 외환은행 신주를 발행해 줄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율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법상 아무런 공시의무가 없는 '감자 검토'를 보도자료에 포함시켜 주가가 급락했다"며 "객관적으로 보아 애초부터 감자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주가상승을 막기 위해 감자 검토를 발표했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유 대표가 론스타코리아를 운영하면서 부실채권 저가 양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쪽이 주가조작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더라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는 직접 영향이 없다"면서도 "다만 2003년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손해를 본 당시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이 론스타와 외환은행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남일 김수헌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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