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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김남수, "효과 없으면 자연히 사라질 것"

안성모 asm@sisapress.com 입력 2011. 04. 02. 16:04 수정 2011. 04. 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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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김남수옹(97)은 오래전부터 침뜸의 명인으로 불렸다. '현대판 화타' '신이 내린 명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유력 인사들이 앞다투어 그를 찾았고, '뜸사랑 봉사단'을 통해 3천여 명의 제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의학계는 "침뜸은 엄연한 의료 행위로 무자격자가 시술할 수 없다"라며 반발해왔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구당의 치료 경력과 침뜸 효과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되었다.

2월18일 언론중재위원회는 구당의 침뜸 치료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SBS에 정정·반론 보도 직권조정 결정을 내렸다. 암으로 숨진 배우 고 장진영씨에 대한 구당의 침뜸 치료는 장씨 소속사 간부 및 부친의 간청으로 시작되었고, 암이 전이된 시기인 2월에는 구당이 장씨를 진료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다. SBS측은 이러한 언론중재위의 직권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지난 3월15일 서울 청량리에 있는 사무실에서 김옹을 만났다.

ⓒ시사저널 전영기

고 장진영씨 치료 등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었다.

장씨에게 내가 먼저 침뜸 치료를 제안했다든가 하는 말은 전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그때 (방송사에서) 와서 이야기하자는데, 장씨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그만하자고 했다. 침뜸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 다른 것은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안 하니까 안 좋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그것은 아니다. 침뜸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다. 모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하나.

최근 침뜸의 효과에 대해 의학계 등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효과가 없으면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누가 좋다 나쁘다 말할 필요가 없다. 모르니까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다. 알고 있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려는 것이지, 죽을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겠나. 침뜸 의학은 영원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이라도 자꾸 알려주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미국에 있을 때 의사는 세 가지의 노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학의 노예이고, 돈의 노예이고, 약의 노예이다. 의사만큼 오랜 기간 공부해야 하는 직업도 드물다. 그런데 조금밖에 써먹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 의사는 대부분 재벌이 지은 병원에서 근무한다. 월급쟁이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내성이 생긴다고 약 처방을 많이 안 했는데 지금은 갖다 내버릴 정도로 뭉텅이로 준다.

약을 많이 쓰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인가?

그것은 의사들도 맞다고 말한다. 암이라는 것이 의사들이 만들어놓은 병이다. 수술 자국이 빨리 아물지 않자 항생제를 만들어냈다. 요즘 고름이 없다. 종기가 곪아야 하는데 곪지 않는 것이 바로 암이다. 직접 항생제를 먹지 않더라도 사료의 3분의 1이 항생제이다 보니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먹는 것이다. 물론 의사들도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먹고 살려니까 어쩔 수 없다. 처음에는 의사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했는데, 이제는 환자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고 있다. 그래서 침뜸이 중요하다. 돈을 벌자면 얼마든지 다른 데서 벌수 있고, 명예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 몸은 한 번 없어지면 돌이킬 수 없다. 그런 귀중한 몸을 다루는 의학이 자꾸 돈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다.

"김남수옹이 유명 인사를 많이 치료했다더라" 하고 선전하는 것도 주변에서 좋지 않게 보는 이유인 것 같다.

환자는 다 똑같다. 유명한 분들이 여기에 왔다 가더라도 나는 잘 모른다. 나중에야 알게 된다.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게 목적이지 그런 것 보고 하는 일이 아니다. 가령, 내가 김영삼 대통령을 치료했다고 한 것이 아니다.

직접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

ⓒ시사저널 전영기

우리나라에서 여기 안 거쳐 간 분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말도 할 필요가 없다. 누구를 치료했다더라, 이런 말을 무엇 때문에 일부러 하겠나. 자꾸 유명한 사람 누가 왔는지 말하라고 하고, 말했다고 트집을 잡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유명 인사를 팔아서 환자 많이 오게 하려고 그랬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아도 환자가 많아서 치료도 다 못 해주는데 무슨 욕심으로 그러겠나.

침구사 자격 부활을 요구해왔는데 왜 필요한가?

침은 인간 최초의 의학이다. 뜸도 마찬가지다. 침뜸은 인간의 본능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의료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떠주고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떠주고 그랬다.

지금은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뜸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 의사가 병에 따라 자리를 정해주면 뜸은 집에서도 할 수가 있다. 꼭 의사가 할 수 있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은 풀어놓아야 한다. 이번에 뜸사랑 회원 55명이 중국의 국제침구의사 고시를 봤다. 면허라고 생각해서 본 것이 아니라, 시험 자격을 얻기 위해서 본 것이다. 우리도 자체적인 시험을 거친다. 그냥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 1년간 공부해서 자체 시험에 합격해야 봉사할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을 가르쳐야 하는데, 오히려 시험을 보는 것은 우스운 일 아닌가. 침뜸 요법사 제도는 정부에서 법으로 내놓은 것인데, 한의사들이 트집을 잡고 고발하니까 지금은 없어져버렸다.

'장진영 병세 악화 책임' 둘러싼 구당-SBS 간 공방의 끝은?

구당 김남수옹의 침뜸 치료를 둘러싼 논란은 위암 투병 중이던 영화배우 고 장진영씨가 2009년 9월 사망한 이후 불거졌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구당과 이상호 MBC 기자가 장씨의 치료와 관련해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자는 구당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 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다. 구당측은 "장씨의 증세가 극적으로 호전되던 중 침뜸 치료를 뒤늦게 안 병원측의 반대로 침뜸 치료가 중단되었다"라고 주장했다. 한의사협회측은 "치료 초기에 증세가 호전되었을 무렵 주치의의 수술 권유를 거부한 장씨의 병세가 그 후 침뜸 시술 중 갑자기 악화된 후에야 병원에서 침뜸 시술을 중단시켰다"라는 것이다. 장씨의 남편이었던 김영균씨도 책 <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을 통해 협회측의 주장에 가세했다.

지난해 11월13일 SBS 보도는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 뉴스추적 > 은 이날 방송된 '현대판 화타, 구당 김남수 미스터리' 편에서 장씨의 진단 소견서, CT 촬영분 일체,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구당의 침뜸 효과와 치료 경력에 의혹을 제기했다. 장씨의 남편 김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침뜸으로 100% 나을 수 있게끔 해주겠다고 하니까 그것을 믿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올해 초 구당과 이기자가 반박에 나섰다. 이기자는 장씨의 치료 과정을 담은 책 < 희망이 세상을 고친다 > 와 구당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SBS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SBS 관계자는 중재위 결정과 관련해 "정정 보도할 내용 자체가 없다"라고 밝혔다.

안성모 / as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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