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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은 물 문제 해결해 줄 깨끗한 물 산성비는 나쁘다?.. 호들갑은 그만!

입력 2011. 04. 08. 12:33 수정 2011. 04. 0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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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과 당신/한무영 강창래 지음/알마 발행ㆍ244쪽ㆍ1만5,000원

요즘 한국인들은 비를 맞는 것을 꺼린다. 산성비라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인체에 좋지 않다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산성비에 대한 생각이 괴담 수준에 가까운 편견일 뿐이라고 단언한다. 나아가 빗물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며,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힌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토목 전공자로 물 처리 전문가다. 2000년 봄 가뭄을 겪으면서 빗물에 눈을 떠 서울대에 빗물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빗물 연구에 전념해 왔다. 상식을 파괴하는 한 교수의 빗물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 전문가 강창래씨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이 책은 쓰여졌다.

책은 산성비의한 정체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빗물이 산성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산성보다 강한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아주 약한 산성을 띠는 빗물을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거죠."

한 교수의 말에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강씨가 신문, 관련 학자들의 저서 등 여러 자료를 들이대며 검증을 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곧 수긍할 수밖에 없게 된다. 깨끗한 공기를 통과한 빗물의 PH는 5.6정도. 과거 신문에 기사화한 강한 산성비는 PH 3.7 정도였다. 지금은 대기오염에 대한 규제가 강해 이 정도의 산성비가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렌지 주스는 PH 2.2~3.0, 콜라는 2.5, 요리에 쓰이는 식초는 3.0, 한 교수가 가본 일본 하코네(箱根)온천은 2.7이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의 빗물에 황 질소산화물 분진 같은 것이 섞여 있을 수도 있지만 20분쯤 지나면 오염물질은 다 씻겨 내려가 거의 증류수에 가까운 물이 된다고 한다. 또 한국의 토양에는 오랫동안 날아온 엄청난 양의 황사가 섞여 있어 산성비를 중화시킬 수 있는 물질이 풍부하다. 고교 과학교과서에 실린 '산성비의 폐해'는 1970년대나 80년대 유럽이나 미국 일부 지역의 이야기일 뿐 현재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산성비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사라졌음을 현지 학자들과의 이메일 대화를 통해 보여 준다.

한 교수는 빗물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의 시작이기 때문에 가장 깨끗한 물이라고 강조한다. 수돗물도 사실은 빗물을 받아 모은 것이며, 지하수에는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검사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빗물로 한국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한 교수의 빗물 이론은 별로 인기가 없다. 환경론자들은 그동안 산성비를 통해 대기오염, 기후변화, 환경 재앙 등을 경고해 왔는데 한 교수의 이론을 받아들이면 중요한 논거를 잃게 되는 것이다. 또 빗물 이론을 따르게 되면 상수도 시설 등 대규모 토목사업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토목개발론자들에게도 외면당하고 있다.

한 교수가 설치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와 서울대의 빗물시설, 베트남에서의 빗물시설 봉사활동 사례 등을 보면 빗물을 활용하자는 그의 말이 허황된 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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