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시위 3개월 만에 내전 조짐

이한수 기자 hslee@chosun.com 입력 2011. 6. 8. 03:14 수정 2011. 6. 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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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에 군·경 120명 사망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유혈 탄압으로 1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시리아 민주화 시위사태가 내전(內戰)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국영 TV는 6일 터키 국경에서 20㎞ 떨어진 북부 도시 지스르 알수구르에서 '무장 괴한'의 매복 공격으로 경찰과 보안군 12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난 3월 중순 시위 발생 후 정부의 일방적인 시위탄압에 숨죽여 오던 시리아 국민들이 처음으로 무기를 들고 폭력을 동원한 저항을 시작한 것이다.

무장시민? 軍內반란?… 파악 못해

국영 TV에 따르면 무장 괴한들은 주택에 숨어 있다가 우체국 등 공공관서에 여덟 차례 폭탄을 던지는 등 과감한 공격을 펼쳤다. 정부 관청 다수가 불에 탔으며 보안군 본부에서만 82명이 숨졌다. 시리아 정부는 이 사건을 "진짜 학살"이라고 규정하고 보복의지를 천명했다. 이브라힘 알샤아르 내무장관은 "법에 따라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국가 치안과 시민을 상대로 한 무장 공격에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스르 알수구르는 1980년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이 수니파 무슬림의 시위를 폭력 진압해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곳으로,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무슬림 형제단' 지지세력이 강한 지역이다. 터키 국경에서 가까운 이 지역은 부족 네트워크를 통해 무기 밀반입 활동이 활발한 원리주의 무장세력의 중심지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보안군을 공격한 무장 괴한의 정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이 경찰 및 군부대에서 무기를 탈취했거나 현지 군인이 시위대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보안군 본부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佛 "시리아 제재안 표결" 제안

BBC는 "사실이 어떻든 이 사건은 시리아 정부에 대항하는 대규모 도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아 사태가 시위를 통해 독재자를 끌어내린 '튀니지·이집트 모델'이 아니라 무기를 들고 장기간 항전을 펼치는 '리비아·예멘 모델'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6일 " 러시아 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반정부 시위를 무차별 폭력 진압하는 시리아를 제재하기 위해 유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쥐페 장관은 러시아를 설득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 중 적어도 11개 나라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리아 제재 결의안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폭력 진압을 비난하고 시리아 주요 도시에 유엔 인권팀이 들어가 조사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제재 유엔 결의안은 프랑스· 영국 · 독일 · 포르투갈 이 주도해 초안을 작성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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