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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들의 로망이에요 男들은 안티 많아요.. '교회오빠' 집중탐구

입력 2011. 06. 08. 18:47 수정 2011. 06. 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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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교회오빠가 되어 보자.' 인터넷 포털사이트 문장 하나가 눈을 사로잡았다. 선교나 전도를 위한 글이라 생각했다. 좀 더 읽어봤다. "교회오빠가 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카디건이죠. 라운드 티셔츠에 가볍게 매치해도 좋고, 재킷 안에 입어도 좋고. 저희 옷과 함께라면 당신도 교회오빠."

인터넷 쇼핑몰 광고 문구. 사실 그 오빠들, 교회에 가면 항상 주위에 있었던 친근한 존재였다. 성가대 가운을 입거나 기타를 둘러멘 채 선한 웃음을 짓던 오빠들 말이다. 그런데 '교회 다니는 오빠들'의 범주가 넓어졌다. 어느새 '교회오빠'는 '엄친아'처럼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를 나타내는 표현이 됐고 위와 같이 상술에도 이용된다. 그 과정에서 동경과 질시, 상반된 반응이 오빠들을 향한다. 지금의 교회오빠, 이미지도 느낌도 모든 게 예전과 달라졌다.

왜 끌려?

배우 한지혜 이유리 조향기, 가수 이수영의 공통점. 평생 배필로 '교회오빠'를 맞았다는 점이다.

이 '오빠'들 인기, 웬만한 아이돌 저리가라 할 정도다. 결혼적령기 여성뿐만이 아니다. 포털사이트 고민게시판, 연애 관련 카페에는 좋아하는 교회오빠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사귀는 법 등을 묻는 10대 청소년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처음엔 좋은 오빠, 노래 잘하는 오빠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머릿속이 온통 그 오빠 생각으로 가득해요. 저… 어떡하죠.'

교회오빠. 장소와 관계를 합친 호칭이다. 본래 뜻은 '교회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오빠'다. 남자와 걸어가는 모습을 친구가 보고 "누구야" 물으면 "그냥 교회오빠야"라고 답하곤 했다. 예전 교회오빠, 그저 해명용 호칭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오빠는 가입조건(?)부터 까다롭다. 한 블로그는 필요조건으로 다음의 항목을 들었다.

'①하얀 피부, 말끔한 외모 ②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예의바른 생활 ③깔끔한 셔츠에 조끼, 면바지 등 단정한 스타일을 즐겨 입음. 검은색 뿔테 안경이면 화룡점정 ④좋은 말 착한 말 등 긍정적인 표현을 잘함 ⑤기타를 잘 치거나 맑은 목소리로 무슨 노래든 깨끗이 소화해냄.'

남자들은 "슈퍼맨도 아니고, 저런 걸 다 갖춘 남자가 어디 있어"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여성은 위 조건에 열광한다.

"신앙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이죠. 그걸 기반으로 깔끔하고 성격도 좋다면 여성 입장에서 싫어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김민진·28·회사원)

부모 반응도 마찬가지다. 딸이 신앙 안에서 바른 만남을 갖는 걸 꺼려하는 부모는 없다.

아… 부럽다

30대 초반 솔로남의 이야기.

"신앙은 없지만 교회오빠는 부러워. 일요일 교회 인근 커피숍에서 여자 선후배, 친구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교회오빠들,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하나님의 은총인가. 그들은 승리자야…."

교회 울타리 밖 남성에게 교회오빠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여성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은 교회를 제외하면 몇 되지 않는다. 2009년 말 출간된 블로그 '무한'의 '솔로부대 탈출 매뉴얼'은 솔로 탈출의 해결책으로 '교회 갈 것'을 1순위로 꼽는다.

'솔로부대 남성대원에게 공통적인 엘리트코스가 있다. 남중-남고-공대-군대-여성을 찾아볼 수 없는 직장. 그 엘리트들을 위해 나는 긴급한 해결책을 알린다. 교회에 나가라. 교회오빠가 될 수 있다('절 오빠'는 좀 그렇다).'

교회오빠는 많지 않은 노력으로 '괜찮은 남자'의 표본이 될 수 있다. 회사원 황보승홍(32)씨의 말.

"교회오빠는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줍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에게 믿음을 주려면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죠. 교회오빠는 명칭 그 자체로 남녀노소에게 믿음을 줍니다. 엄청난 거죠."

이렇다 보니 부러움 섞인 질시도 교회오빠를 과녁 삼는다. 고려대 불교학생회는 학기 초 학생회관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저항할 수 없는 유혹, 절오빠 & 절누나'라 적었다.

포스터도 웃음을 자아낸다. 'Q : 왜 교회오빠는 있는데 절오빠는 없나요? (잃어버린 절오빠를 찾아서) A : 절오빠, 여기(불교학생회에) 있어.'

"교회오빠만 좋아하는 건 종교 차별입니다"라며 '절오빠' '이슬람사원 오빠'도 좋아해 달라는 볼멘소리도 인터넷 공간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밉상이야!

"교회에 있는 오빠라고 다 교회오빠가 아니지…."

서울의 한 대형교회 안 커피숍에서 만난 30대 여성의 한숨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교회오빠를 규정하는 의미가 달라진 만큼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교회동생 상당수는 "요즘 말하는 '교회오빠 스타일'을 갖춘 멋진 교회오빠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매스컴에서 탤런트 최다니엘,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탄생'의 조형우 등을 교회오빠 스타일로 꼽죠. 그런 스타일, 교회에서 찾기 힘듭니다. 이상과 현실은 달라요." (이수현·29·회사원)

착하고 순수한 건 모두가 인정하는 바. 그러나 두꺼운 안경에 배바지 스타일을 고수하거나 착하기만 해 세상물정 모르는 오빠들도 '교회오빠 스펙트럼' 속 꽤 넓은 자리를 차지한다. 교회오빠를 동경하지만 진지한 만남을 가지지 못하는 교회여성의 해묵은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교회오빠의 긍정적 이미지를 악용하는 '나쁜' 교회오빠들은 말 그대로 밉상이다.

"가식적이죠. 교회에서는 신앙이 깊은 척하지만 술·담배에 자유롭지 않은 친구들도 있고요."(최정준·22·대학생)

교회오빠 상당수는 신앙생활에 열정을 보인다. 그러나 신앙보다 이성교제를 우선순위에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직(?) 교회오빠인 회사원 박모(27)씨는 '이미지 관리 실체'를 공개했다.

"제가 술을 마신다는 걸 교회 동생들이 알면 큰 충격에 휩싸일 겁니다.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에 글을 올릴 때 음주나 가무와 관련한 문구는 올리지 않죠. 일주일에 하루 잘 보이면 교회 다니는 내내 편해요."

주객전도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대학생 서모(20·여)씨는 중학교 1학년 때의 잠 못 이뤘던 밤을 떠올렸다. "중1 때 고2 교회오빠가 말했어요. 입술이 육감적이라고. 단어를 몰라 집에 와서 국어사전을 찾았죠. '육감 : 성적인 느낌을 주는, 또는 그런 것.'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수차례 외웠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교회오빠'를 쳤을 때 연관검색어로 '교회오빠 임신'이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 역시 어두운 단면이다.

여성에겐 교회오빠와의 교제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교회 내 교제는 공개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갖는다. 결과가 좋지 않아 상처를 안고 교회를 옮기거나 아예 하나님의 품을 떠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오랜 기간 교회오빠와 동생을 지켜봐온 경기도 평택 동산교회 김락균(40) 청년부 목사는 당부한다.

"남녀가 있는 곳,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 생기죠. 그런데 교회오빠가 이성교제에 치우치기 시작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교회오빠, 굉장히 중요한 위치죠. 신앙적 성숙에 도움을 주며 건전한 이성교제를 이끄는, 진정한 오빠가 돼 줬으면 합니다."

글 조국현 강창욱 기자·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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