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돈봉투 처던지자 김태효 얼굴 벌게져.."

2011. 6. 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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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 '비밀접촉 녹음기록 공개' 위협 파장

구체적 상황묘사…'비밀 접촉은 MB 뜻' 부각도

9일 북한이 추가로 폭로한 남북정상회담 비밀접촉의 내용은 지난 2일 첫 보도 때와 비교해서 훨씬 구체적이다. 정부는 돈봉투를 제의했다는 등의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포괄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지만, 북한이 밝힌 정황이 매우 자세한데다 추가 폭로를 위협하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우리 정부가 부인하고 있는 부분을 반박하는 식으로 구체적 협의 내용을 공개했다. 새로운 대목은 먼저 비밀접촉이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중앙통신은 "그(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는 우리와 만나자마자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고 하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또 정상회담 제의를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시간이 매우 급하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하여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는 주장도 지난번 폭로 때는 없었던 대목이다.

가장 민감한 대목인 돈봉투에 대해서는 더 자세하게 정황을 묘사했다. "접촉이 결렬상태에 이르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받아 우리 손에 쥐여주려고 하였다. 우리가 즉시 쳐던지자 김태효는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하였으며, 홍창화는 어색한 동작으로 트렁크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쪽에서 나왔던 이른바 '접촉비용 지불성 봉투'라는 데 대해 "회담을 주최한 측이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관례라면 왜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비밀접촉 때에는 내놓지 않던 돈봉투를 결렬이 확실해진 마지막 비밀접촉에서 꺼내들었냐"고 반박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날 추가 공개에 대해 공식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자칫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일으켜 우리 정부를 흔들려는 측면도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돈봉투의 존재나 정상회담 제의 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부인했다. 정부 당국자는 오히려 "녹음 등 기록이 있다면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밝히라"고 반격했다. 녹음이 있더라도 새로 나올 게 많지 않은데다 국제외교적으로도 비판 소지가 있어 추가 공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으로 볼 때 녹취록 등을 공개하고 나올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국내 정치를 고려해서 지금 식으로 부인전략으로 나가면 북한은 반드시 다시 공개하고 나올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추진했다는 게 잘못된 게 아니므로 지금이라도 정부는 진실을 밝혀서 국민을 이해시키고, 북한의 추가 폭로를 막는 등 사태를 수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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