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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 옥도리 고구려고분벽화 전모 공개

임은진 입력 2011. 06. 11. 17:09 수정 2011. 06.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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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북한 보고서 재편집 발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북한이 지난 2월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안남도 남포시(南浦市) 용강군(龍岡郡) 옥도리(玉桃里)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한 고구려시대 벽화고분의 생생한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은 당시 벽화고분 발견 사실과 그 개략적인 내용만 공개했을 뿐, 관련 사진이나 도면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은 북한의 조선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가 지난 2월에 공개한 벽화고분을 비롯한 옥도리 일대 발굴조사 약보고서를 재편집해 최근 발간한 2권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발굴과 관련한 각종 원색 도판과 도면을 상세히 공개했다.

그 중 한 권은 벽화고분 조사성과만을 따로 떼낸 '옥도리 고구려 고분벽화무덤'이며, 나머지 한 권은 다른 발굴성과를 정리, 수록한 '남포시 용강군 옥도리 일대 역사유적'이다.

재단은 이번 보고서 발간이 2010년 고구려 벽화 조사연구 사업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황산(黃山)이라는 야산 기슭에 자리잡은 이 벽화고분은 2010년 5월20일부터 6월24일까지 조사됐으며, 형식은 무덤방은 돌을 쌓아 만들고 그 위에 흙으로 덮은 석실봉토분(石室封土墳)으로 드러났다.

중심축을 남북 방향으로 둔 이 고분은 남쪽 입구를 기준으로 무덤길인 안길(墓道)과 앞칸(前室), 사잇길(甬道), 그리고 안칸(後室)의 5개 구간으로 크게 구성된다.

봉토와 지붕을 비롯한 상부는 대부분 파괴되고, 유물 또한 무덤 주인공이 묻혔을 안칸 바닥에서 목관에 사용된 쇠못 15점과 쇠로 만든 관고리 손잡이 1점 외에는 몽땅 도굴된 것으로 밝혀졌다.

벽화는 안칸 네 벽면 중에서도 동ㆍ서ㆍ북의 3면과 천장 일부에서 확인됐다. 그림을 그리려고 벽면은 회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벽화는 훼손이 극심하기는 하지만 "그 주제는 인물 풍속 및 사신도로 추정된다."

안칸 동북쪽과 서북쪽 모서리에는 기둥과 두공, 도리를 그려 넣어 안칸을 마치 집안처럼 꾸민 흔적을 엿보인다.

더불어 북벽에는 휘장이 있는 방을 무대로 하는 생활 그림인 이른바 장방생활도(帳房生活圖)가 있다. 장방 안에는 무덤 주인공들인 남녀 4명과 남녀 시중 6명이 확인된다.

동쪽 벽면 그림을 일부 지워졌지만 춤추는 남녀인물 장면이 보이며, 반대편 서쪽 벽면에서는 노란색 반리 무늬가 있는 도리 아래에 사냥 그림이 확인됐다.

천장에서는 여러 가지 장식 무늬와 함께 사신도(四神圖)로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짐승들이 그려져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벽화에서 특이한 점은 '王'과 '大'라는 글자 문양이 다수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장방 배경에는 '王'자 무늬가 붉고 검은 물견 무늬 사이로 빼곡히 그린 휘장이 늘어졌는가 하면 그 한쪽 면에는 검은색으로 '大'자를 써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王자 무늬는 지금까지 감신무덤ㆍ집안산성 밑 332호 무덤ㆍ미창구촌 벽화무덤ㆍ장천2호 무덤 등에서 나타났는데, 모두 세로 직선을 긋고 가는 물결무늬를 그림 다음 '王'자를 써넣은 것은 공통되지만 '大'자가 씌어져 있는 것은 옥도리 무덤벽화에서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王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해서 이 무덤 주인공이 왕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왕과 혈연관계에 있는 왕족 계통임을 나타내려는 어떤 시도가 아닌가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벽화고분은 축조시기는 4세기말 무렵이며 무덤 주인공은 황산산성을 지키던 성주(城主)일 가능성이 있다.

앞칸은 바닥 기준으로 길이가 동서 258㎝, 남북 185㎝인 장방형으로 그 좌우 벽면에는 감(龕)이라 일컫는 장방형 공간을 각각 마련했다. 반면 안칸은 동서 너비(283㎝)와 남북 길이(285㎝)가 거의 같은 방형으로 규모는 앞칸보다 약간 컸다.

한편 이번에 재단이 재편집한 두 보고서에 의하면 옥도리 일대에서는 이 벽화무덤 1기를 비롯한 석실봉토무덤(石室封土墓) 26기와 돌관무덤(石棺墓) 1기가 지난해 발굴조사됐다.

고고학연구소는 나아가 고구려시기 성인 황룡산성(黃龍山城)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는 한편, 주변 석천산(石泉山) 일대의 와동(瓦洞)이라는 곳에서는 고인돌무덤 5기를 조사하고 그 중 2기를 발굴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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