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리아군, 터키접경 난민촌 주변 진격

입력 2011.06.17. 21:00 수정 2011.06.1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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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에 몰려있는데…"

헬기까지 동원 반정부시위대 소탕…반기문 "살육 멈추라"

"정권이 무너진 뒤에나 돌아갈 겁니다. 누구든 지금 돌아가면 죽어요. 정부군의 사병들조차 시위자를 즉결처형할 수 있거든요."

시리아 정부군의 시위 유혈진압을 피해 터키와의 접경지대까지 쫓겨온 한 시리아 주민은 16일 영국 <가디언>과의 동영상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지려고 국경 통제선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역시 고향집을 떠나 국경 난민촌에 온 소마르 알리(20)는 영국 <인디펜던트>에 "군대가 마을을 파괴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 대다수는 피난했지만, 제 할아버지는 '난 너무 늙었으니 여기서 죽겠다'며 집에 남으셨다"고 털어놨다. "할아버지가 무사한지 전화를 했는데, 수화기 너머로 총소리가 들렸어요. 할아버지는 군인들이 논밭을 태우고 집을 부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앞서 15일 시리아 정부는 "지스르 앗슈구르 지역의 치안과 전기, 상수도와 통신이 모두 복구됐으며 이제 안전하다"며, 이곳을 떠나 터키로 피신한 난민들에게 돌아오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무차별 살상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최북부 지역인 지스르 앗슈구르는 지난주 시리아 군경 120명이 무장세력의 습격으로 숨졌다고 시리아 정부가 주장하는 곳이다. 반면 현지 주민들과 인권단체들은 부대 내 반란이거나 발포명령 거부자 처형, 또는 조작극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탱크와 헬기까지 동원한 시리아 정부군은 16일 밤 터키 국경선과 가까운 최북단 마을들까지 진격해 17일 이틀째 시위대 소탕작전을 벌이고 즉결처형을 자행했다고 외신들이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1만2000명의 난민이 몸을 피하고 있는 터키 접경지대 난민촌에서 불과 3㎞ 떨어진 곳이다. 군인들은 16살 이상의 남자들은 무조건 체포하고, 여성들을 성폭행하거나 벌거벗겨 끌고 다녔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국경을 넘어 터키로 탈출하려는 사람은 곧바로 비밀경찰 저격수들의 표적이 된다. 난민촌에 피신한 주민들조차 정부군의 보복 학살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반정부 민주화 시위 지역에 대한 초토화 작전이나 다름없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구호 방침을 밝히면서, 시리아 정부에 폭력 사용 중단과 민주적 개혁을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16일 "아사드 대통령은 살육을 멈추고, 더 늦기 전에 대화하라"고 요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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