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컷뉴스

고대 성추행 피해자 "그들은 사과하지 않았다"

입력 2011. 08. 17. 09:57 수정 2011. 08. 17. 09:57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피해자 신분 알려지며 극도 불안 상태- 사과 대신 "모를 줄 알았는데 망했다"- 공판에 변호인 입장 불허 이해안가- 가해자 퇴학? 피해자에 나가라는 꼴- 여성인권 존중 '민족고대' 됐으면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성추행 피해 여대생 언니 OOO 씨

함께 MT를 갔던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나체를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고대 의대생사건. 성추행 가해자가 훗날 의사가 돼서는 안된다며 출교를 요구하는 서명운동 시위도 있었고 여론이 대단했는데요. 마침내 학교 측에서 징계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런데 출교가 아닌 퇴학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전해지면서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피해당사자의 심경은 어떤지 잘 알려지지 않아서요. 저희가 어렵게 접촉을 해 봤습니다. 피해자의 언니를 연결 해 보죠.

◇ 김현정 > 동생은 지금 인터뷰가 힘들 정도로 불안한 심리상태라고요?

◆ 피해자 언니 > 동생이 언론에 자기의 존재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거든요. 아무래도 지금 다른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생인 것을 다 알고 있잖아요. 고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 있는 사람들도 많이 알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동생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상당히 지양하려고 하거든요.

◇ 김현정 > 지금 학교 측이 가해학생들에게 출교가 아닌 퇴학조치를 할 거라는 뉴스가 들리면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 건데요. 피해자 측은 어떤 심경이십니까?

◆ 피해자 언니 > 문제가 고대 같은 경우는 퇴학이 내려지면 일정한 절차를 밟아서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 그러니까 대학입시를 보지 않고도 재입학이 가능하다는 건가요?

◆ 피해자 언니 > 빠르면 한 학기 만에도 들어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제 동생이 남아 있을 때 그 가해자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거잖아요. 그러면 사실 제 동생은 학교에 남아 있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학생들 얼굴 마주치는 건 정말 너무나도 싫고, 설령 이 학교에 안 들어와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수근 거리고, 동생 뒤에서 얘기하는 것도 지금 너무나 힘든데요. 그 학생들이 들어와서 게다가 3명이니까 제 동생 뒤에서 낄낄거리고 무슨 얘기하고 그러면 그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동생은 사실 학교를 떠날 생각도 많이 하거든요. 굳이 고대병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데로 갈 수 있는 방법도 있고 실제로 그런 방법을 고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 김현정 > 그렇군요. 반드시 출교가 돼야 된다, 이런 입장인가요?

◆ 피해자 언니 > 네. 사실 초반에는 출교처럼 그렇게 강하게 원하지는 않았는데 지금 가해자 측에서 한 명이 계속 부인을 하고 있고, 그 가해자 측 부모님들의 태도나 이런 게 지금 너무 부당한 게 많거든요.

저희가 처음 공개 재판 있었을 때 가해자 측 부모님이 기자들한테 "피해자가 문제가 있었다, 우리 아들은 잘못이 없다." 이런 식으로 계속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전에도 가해자 측 부모님이 저희 집에 와서 동생이랑 얘기하고 싶다고 계속 만남을 컨택하고, 실질적으로 동생한테 좀 심하게 얘기를 한 것도 있고요.

◇ 김현정 >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 피해자 언니 > "이런 게 알려지면 가해자도 이제 끝난 거지만 피해자도 이제 끝난 것이다." 그래서 동생이 그것 때문에 정말 많이 울고 화도 많이 나서 더 울분을 토하며 힘들어했죠.

◇ 김현정 > 잘 아는 동기 사이인데 사과는 없었습니까?

◆ 피해자 언니 > 동생이 그렇게 알리기 전에, 바로 일이 있고 난 2, 3일 후에 애들한테 연락을 해서 "나, 너희들이 했던 거 기억난다. 술에 취했었지만 내가 기억이 난다. 확실히 기억이 난다." 이렇게 얘기를 했을 때 "미안하다. 내가 정말 잘못했다." 이런 반응이 아니라 "아, 네가 모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았냐? 우리는 망했다." 이런 식의 반응이었대요. 경찰조사가 3, 4일 후에 착수됐을 때 동생한테 문자가 몇 개 왔더라고요.

◇ 김현정 > 어떤 문자인가요?

◆ 피해자 언니 > "우리가 왜 그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미안하다. 너에게 상처준 걸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왔더라고요. 하지만 동생은 거기서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고...

◇ 김현정 > 그러니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 협박, 이런 과정으로 이미 큰 상처를 받고 지금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안 좋은 상황이군요. 이런 것들이 더해지면서 반드시 출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입장을 정리하신 거군요. 어제 2차 법정공판도 있었다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 피해자 언니 > 네. 가해자 측에서는 변호인이 네 명 들어왔는데, 제 동생은 변호인이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판사님이 안 된다고 하셨대요.

◇ 김현정 > 가해자 측은 변호인들이 다 들어오고, 피해자 측만 이 여학생 홀로 들어간 상황이었어요?

◆ 피해자 언니 > 4시간 정도 재판이 진행 됐는데, 부인을 한 학생 측에서 질문을 세 시간 동안 준비를 해 왔더라고요.

◇ 김현정 > 가해학생들 대부분은 인정을 했습니다만, 그 중에 한 명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무죄라며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 변호인 측은 세 시간 분량을 이 여학생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한 거군요?

◆ 피해자 언니 > 정말 너무나도 사소한 질문들을 계속 물어봐서요. 동생이 그런 것을 다 대답하는 데 힘들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 공판 끝나고 나서 거의 녹초가 된 상태던가요? 상황은 알겠고요. 조금 껄끄러운 질문입니다마는 이 주제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꼭 나오는 얘기니까 제가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남학생들과 놀러가서 함께 음주를 했고, 그 현장에서 문제제기를 분명히 바로 하지 않았다면 여학생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질문 많이 받으시죠? 뭐라고 답하십니까?

◆ 피해자 언니 > 이 얘기를 다른 데서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저도 그런 말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요. 사실 제 동생하고 그 가해자 학생들하고 정말로 친한 친구들이었거든요. 그리고 전에도 MT를 정말 많이 갔다 왔었기 때문에 왜, 어째서 그런 남자들만 있는데 쫓아갔냐, 이런 거는 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에도 이런 상황이 많이 있었고요. 하지만 그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거든요. 동생이 술을 마신 것도 전과 거의 똑같이 마셨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독한 술도 아니었고 평소에 마셨던 술과 똑같이 마셨는데도 의식이 정말 없었대요. 간간히 정신이 들어서 그 상황을 한 장면씩만 기억 하더라고요.

그리고 만약 제 동생이 정말로 그렇게 뿌리칠 힘이 있었으면 당연히 뿌리쳤겠죠. 그런데 그게 안 됐다고 하는 상황이 저희도 아직까지 의문이에요. 그런데 동생한테 그때 문제의 얘기를 다시 하는 것 자체가 고문이고 싫어하기 때문에, 왜 그때 그랬냐고 다시는 못 물어봐요. 저희도 아무튼 그게 계속 의문이에요.

◇ 김현정 > 그렇지만 현장에서 여성이 반항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게 성추행이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는 절대 아니니까요. 알겠습니다. 끝으로 가해 학생들과 학교 측에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

◆ 피해자 언니 > 제가 그 학생들 얼굴도 본 적이 있고 동생이랑 정말 친한 친구여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동생은 어쨌든 그 학생들을 믿고 그랬던 건데, 일이 있고 나서 한 행동이나 그런 걸 보면서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 김현정 > 동생도 그런 이야기를 합니까?

◆ 피해자 언니 > 동생은 이제 거의 타인에 대한 신뢰 이런 것은 거의 없어졌고요. 남자들은 이제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단순히 여자인 걸 떠나서 어쨌든 6년 동안 함께했던 친구인데, 새벽에 그런 행동을 하고 싶을 정도로 남자애들이 그 정도의 아이들밖에 안 되는지 좀 실망이 크고요.

그리고 학교는 제 동생이 피해자면 어느 정도 보호를 많이 해 줘야 하는데 만약에 이게 퇴학으로 되는 거면 지금 동생에게는 거의 학교를 나가라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로 학교도 각성을 하고 제 동생의 이 문제를 시발점으로 해서 앞으로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는 좀 더 대처를 잘하고 여자인권을 존중해 주는 민족고대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 김현정 > 참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정작 피해자 측의 입장은 잘 들리지가 않아서요. 저희가 어렵게 방송출연을 부탁했고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