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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스펙' 아이폰4S, 실망하긴 이르다

입력 2011. 10. 05. 08:29 수정 2011. 10. 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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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아이폰4S를 소개한 애플 초기 화면

ⓒ 애플

'아이폰5'는 결국 등장하지 않았다. 애플은 4일 오전 10시(한국시각 5일 새벽 2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아이폰4S를 선보였다.

'아이폰을 이야기하자'란 캐치프레이즈 탓에 이날 행사에선 아이폰4를 뛰어넘는 차세대 아이폰이 나오리란 기대가 컸다. 화면이 4인치로 커지고 뒷면이 약간 굴곡진 시제품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새 애플 CEO 팀 쿡이 들고 나온 건 아이폰4와 외양이 비슷한 아이폰4S였다.

듀얼코어 칩셋에 800만 화소 카메라... 아이폰4 외양 그대로

애플은 지난 2009년 6월에도 기존 아이폰3G 외양을 유지하면서 내부 성능을 향상시킨 아이폰3Gs를 선보였다. 아이폰4GS 역시 3.5인치 액정화면 등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CPU, 카메라 등 내부 성능은 많이 달라졌다.

우선 아이패드2에 처음 적용한 것과 유사한 A5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애플은 A5 칩셋으로 CPU 속도는 2배 빨라졌고 그래픽 속도는 7배 빨라진 반면, 배터리 사용시간은 기존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아이폰4 출시 초기 문제가 됐던 안테나 기능도 개선했다.

예상대로 4G LTE(롱텀에볼루션) 지원은 안 되지만 한 단말기에서 CDMA와 GSM을 동시 지원하는 '월드폰'을 선보여 유럽 지역 로밍시 스마트폰 자체를 바꿔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 또 3G 가운데서도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네트워크 접속을 지원해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4.4Mbps, 업로드 속도는 5.8Mbps로 기존 아이폰4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애플은 모토로라 아트릭스4G, LG thrill 4G, HTC inspire 4G 등 이름에 '4G'가 붙은 스마트폰과 비슷한 속도라고 강조했지만 갤럭시S2 LTE 등 진짜 4G LTE 스마트폰들은 이보다 최대 5배 빠르다.

음성인식 도우미 '시리' 데모 등 새 기능 선보여

가장 눈에 띄는 건 카메라 기능이다. 기존 500만 화소보다 60% 늘어난 800만 화소를 지원해 3264×2448 해상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동영상도 1080p HD급으로 촬영할 수 있다. 카메라 렌즈 밝기(F수 2.4)도 향상시켜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 유리하고 동영상 떨림방지 기능과 노이즈 제거 기능도 추가했다.

특히 애플은 처음 사진 촬영할 때 걸리는 시간이 1.1초, 다음 촬영까지 걸리는 시간이 0.5초로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갤럭시S2는 각각 2.0초, 1.8초 걸린다며 경쟁사 제품들보다 빠르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현재 개발 중인 음성 인식 기능도 미리 선보였다. 'Siri'라고 이름 붙인 일종의 '음성 도우미'로 말로 질문하면 이를 인식해 그에 맞는 답을 찾아준다. 예를 들어 "시리,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여기 오늘 일기예보가 있어" 하는 식이다. 우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만 지원할 예정이고 아이폰4S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아이폰4S에 적용될 예정인 음성인식 도우미 'siri'

ⓒ 애플

64GB 포함 14일 출시... 한국은 10월 출시국에 빠져

아이폰4S 가격은 아이폰4 현재 판매 가격과 동일하며 내장 메모리 64GB(기가바이트) 모델도 추가됐다. 이에 따라 16GB, 32GB, 64GB 모델이 2년 약정 조건으로 각각 199달러(약 24만 원), 299달러(약 36만 원), 399달러(약 48만 원)에 판매되며, 아이폰4 8GB 모델은 99달러(약 12만 원), 아이폰3Gs 8GB는 약정시 무료로 제공된다.

아이폰4S는 오는 7일(미국 현지시각) 예약 판매를 시작해 14일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7개국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10월 28일 2차 발매국에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와 싱가포르, 멕시코 등 22개국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빠졌다. 나머지 70여 개국은 오는 12월까지 출시할 예정이어서 한국 출시는 빨라도 11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4S에 앞서 아이팟터치와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 새 모델도 선보였다. 화면 슬라이드 기능 등을 추가한 아이팟나노 8GB 모델은 129달러, 16GB는 149달러에 판매되며, 화이트 모델이 추가된 아이팟터치 8GB는199달러, 32GB는 299달러, 64GB는 399달러다. 아이팟 셔플은 49달러짜리 2GB 모델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새 아이팟 클래식은 등장하지 않았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겐 아이클라우드와 아이메시지가 포함된 iOS5 업데이트가 그나마 위안이 될 듯하다. 애플은 오는 12일(미국 현지시각)부터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를 iOS5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밝혔다. iOS5에는 잠금화면에서 카메라 촬영하기 등 200여 개 기능이 추가됐지만 아이폰3Gs, 아이패드 1세대, 아이팟터치 3세대 이후 모델만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4S 발표에 앞서 사진을 편집해 카드 형태로 보낼 수 있는 카드 앱을 비롯해 알림, 아이메시지, 트위터, 뉴스스탠드, 친구찾기 등 새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들을 소개했다. 또 애플 단말기들끼리 사진, 주소록, 일정 등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도 12일부터, 음악추천 서비스인 아이튠즈 매치는 10월 말부터 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스펙-속도 경쟁에서 뒤졌지만 '기능 최적화'로 승부

한국시각 5일 오전 2시 55분 필 쉴러 애플 제품마케팅 수석부사장이 아이폰4S를 발표하고 있다.

ⓒ 인가젯 화면 갈무리

이날 스티브 잡스 대신 첫 발표에 나선 팀 쿡은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 애플 제품 판매 현황에 대해서만 짧게 설명한 뒤 아이폰4S 등 새 제품과 기능 소개는 다른 임직원에게 넘겼다. 1시간 30분에 걸친 발표가 마무리 될 때쯤 마무리 발표자로 나와 "꽤 놀랍지않나"라며 호응을 유도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 아이폰4S 만큼이나 역부족이었다.

아이폰4S는 늘 그랬듯 기존 가격에 더 향상된 성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미 삼성, LG, HTC 등 경쟁자들이 4.5인치를 넘나드는 고해상도 액정화면과 5배 빠른 LTE 지원으로 스펙과 속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란 쉽지 않다.

팀 쿡 CEO는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iOS5, 아이클라우드, 듀얼코어 A5와 새 카메라, 음성인식 기능 등 이날 소개한 주요 기능을 언급하며 "각각 기능들은 놀랍고 환상적이며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들을 차별화하는 것은 함께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애플 제품 특유의 '최적화'를 강조했다.

결국 애플 제품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방식은 경쟁사 제품을 뛰어넘는 놀라운 스펙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사용에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돕는 온갖 기능들의 유기적 조합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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