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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초등 5·6학년 무상급식 결재로 업무 시작

입력 2011. 10. 27. 20:51 수정 2011. 10. 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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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시장 방문으로 첫 일정

쪽방촌서 하루 마무리

본인위해 지하철 대기하자

"이런게 관료주의" 일침

시청 공무원들과 만나

"함께 일하는 파트너되자"

첫날 행보

■ 27일 06:30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장으로서 처음 방문한 곳은 시장이었다. 27일 아침 6시30분 서초구 방배동 집을 나선 박 시장은 시장 관용차인 에쿠스 승용차 대신 택시를 타고 노량진수산시장으로 향했다. 그를 본 상인들은 손뼉을 치고 "박원순"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상인 이병화(45)씨가 "멀쩡한 보도블록 갈아엎는 보여주기식 행정 말고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을 펼쳐달라"고 주문하자, 박 시장은 이씨의 손을 잡고 "제 공약이 그겁니다. 꼭 지키겠습니다"라고 답했다. 30분가량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눈 박 시장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등에 참배한 뒤 방명록에 '함께 가는 길'이라고 적었다.

■ 08:30

박 시장은 참배 뒤 오전 8시30분께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당고개행 전동차를 기다렸다. 선거운동 때 "당선되면 첫날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승강장에 전동차가 섰지만 만원 차량이라 박 시장은 타지 못했다. 그런데 전동차가 그가 타기를 기다리며 1분 남짓 출발하지 않았다.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아니, 저 때문에 잡은 겁니까? 이런 게 관료주의인데, 그냥 열차 보내세요"라고 말했다. 그는 만원 전동차 3대를 그냥 보낸 뒤에야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 09:00

박 시장은 오전 9시께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 도착해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민과 공직자 여러분과 함께 차근차근 상식과 합리성에 기반해서 풀어가겠다"고 첫 출근 소감을 밝혔다. 이어 13층 회의실로 올라가 4급 이상 간부 200여명과 첫 대면한 그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함께 가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시민들을 위해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되자"며 소통과 화합을 당부했다.

■ 10:00

박 시장은 집무실에서 시장 사무 인수서에 서명한 뒤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시정 현안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가 이날 처음 결재한 서류는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이었다. 이에 따라 5·6학년생 19만7000명이 다음달부터 무료급식을 받게 된다.

박 시장은 '겨울철 종합대책' 보고를 받고는 "사회안전망에서 빠져 있는 분들을 재발굴하는 부분을 눈여겨봐 달라"고 당부하고, "저는 특히 장애인, 노인 복지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방문한 뒤 시의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서울광장 사용 방식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 조례에 대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제기한 소송을 28일 취하하겠다고 약속했다.

■ 13:20

박 시장은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무상급식 때문에 오 전 시장이 물러났기 때문에 빨리 갈등을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며 무상급식 예산 지원 결재를 첫 업무로 고른 배경을 설명했다. 보궐선거까지 부른 소통부재의 상징인 무상급식 논란을 마무리해, 오세훈 시정 '지우기'와 함께 복지 중시라는 '박원순표 시정'의 큰 방향을 드러냈다. 한강르네상스처럼 오 전 시장이 벌인 큰 사업들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시민들로 사업조정위원회를 만들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공약대로 '서울시정운영협의회'를 통해 소통과 협동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을 방문해 선거 때 협조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시정 협조를 부탁했다.

■ 18:00

박 시장은 취임 첫날 공식 일정을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대책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시장에서 쪽방촌까지 이어진 첫날 일정을 통해 그는 노량진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말한 것처럼 "현장에서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시민들의 어려움을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혁철 허재현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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